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니시 카나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2015년 데뷔 10년을 맞이하여 <사라바> 라는 작품으로 15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니시 가나코의 에세이집 <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1977년생이니 나보다도 어린데 이제 마흔중반으로 달려가니 문학계나 사회에서 상도 받고 왕성하게 활발하는 사람들이 이 또래들이다. 참 부럽기도 하고 어린나이에 많이 이루었네..하다가 아 참 마흔이 넘었지? 하면서 웃고 만다.

 

니시 가나코의 이 에세이집은 매우 재미있고 웃기다. 진지한 소설가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반전의 연속이다. 술도 엄청 좋아하고 친구도 좋아하고 삶이 재미있는 친구다. 어린시절 공기는 좋지 않았지만 매일 파티도 열렸던 -아버지를 따라 온가족이 경험한- 해외살이는 두살까지는 이란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정작 20대 초중반에는 몹시도 가난하여 바bar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계속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는데 이때의 경험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나 있다. 아버지나 부모님의 삶은 그들의 삶일 뿐 우리 세대가 이십대에 들어서면 특별히 부자가 아닌 이상은 고된 일상이, 거의 돈이 없는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보통 사람으로서의 삶이지만 그래도 어린시절의 특별한 경험덕분에 더욱 풍성한 글쓰기가 되지 않았을까.

 

바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게이친구도 생기고 이상한 주인들도 만나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자는 귀여움은 받고 산 것 같다. 이상하게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생겨서 다른 가게로 스카웃이 되기도 한다. 주로 술먹고 장난치고 술주정하는 모습들이 에세이에 보이는데 이 작가를 담당하는 출판사 직원들은 무슨 죄인지 큭큭 소리내어 웃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일들도 벌어지고.. 작가의 15금 19금을 아우르는 대담함에 참 젊은 시절 원없이 살았었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놀아본 사람들은 결혼해서는 잘 정착해서 가정생활도 잘 꾸려나갈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노처녀가 되면서 친구의 결혼식에 대한 에피소드도 등장하고 혼자서 살림하면서 생겨나는 가전제품 부심에 관한 글들도 재미있다. 길가다 만나게 되는 표지판의 어구들도 남의 장바구니에도 혼자서 꽂히게(?) 되는 작가만의 시선이 엉뚱하게 때로는 배를 잡고 웃게도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만의 애정어린 시선들, 삶에 대한 태도들, 감동적인 마무리가 있는 에세이도 있고 구태의연하지 않은 에세이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 웃었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도 재미있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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