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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셀레스트 응, 홍콩 출신의 엘리트 부모님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그녀도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에 입학한 수재로 동양인의 외모라서 어려서부터
성장과정에서 겪은 여러가지 일들이 있을 것이고 그 모든 삶의 경험이 녹아난 소설이기도 하며 첫 데뷔장편작이 이렇게나 우수할 수 있구나 감탄에
감탄을 했던 작품의 작가이기도 하다. 아마존 선정 2014년 올해의 책 1위에 꼽혔던 책이다. 여튼 부럽다.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나로선 늘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등 영어권에서의 생활이 은근 부럽고 그들의 맑은 하늘이 진심으로 부럽다. 하지만 그것은 겉에서 보았을 때의 선망이고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유색인종들의 삶은 언제나 핑크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백인에게서 오히려 흑인에게서조차 영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으면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완벽한 사람들조차도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같은 황인족이라는 이유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니..
제임스는 셀레스트 응처럼 중국인의 아들이며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에 들어간 수재다. 운명처럼 만난 메릴린이라는 예쁜 백인여학생에게 느닷없는
키스를 받고 사랑에 빠져 이른 나이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하버드에서의 강의자리는 얻지 못하고 즉 보스턴이 아닌 오하이오주의 작은
대학가 마을인 미들우드 칼리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들우드에서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다. 메릴린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과학에서도 물리 화학같은 과목을
가장 좋아했던 의과대학에 가고 싶어했던 정말 똑똑한 여학생이었다. 그런 딸이 있는 엄마인데도 시대가 시대인지라(1950년 후반에 대학생)
하버드대를 다니는 남자를 보필하고 내조하는 요리잘하는 아내가 되기를 원하는 그녀의 엄마가 있다. 남학우들 사이에서 가장 실험도 잘했던 유망한
여학생이었는데 어느날 운명처럼 제임스를 만나고는 엄마의 바램처럼 그대로 휴학을 하고 평범한 주부가 되어버렸다. 언젠가는 의대로 돌아갈거야 하는
희망만 품은채.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네스, 리디아, 한나 세남매는 부모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며 자라난 보통의 아이들이었지만 아버지가 동양인이므로
자녀들의 외모도 제임스와 비슷했다, 단 한명 열다섯살 리디아만이 엄마를 그대로 닮았다. 머리색만 금발인 엄마와 다른 검은색이다. 그런 리디아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지 않았고 그대로 실종이 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한 며칠 후 경찰들은 마을 호수에서 리디아를 건져냈다.
리디아는 타살일까? 범죄의 희생양일까? 이웃인 잭이라는 남자아이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오빠인 네스가 눈치채고 있었는데 잭이 범인일 것일까?
드디어 범죄 소설로의 도입인가 했던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 어떤 소설보다 소통에 관한 이야기였으며 가족끼리라도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제목이 왜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이었는지.. 소설의 중반을 지나 말미로 갈수록 내가 절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 왜였는지 하나씩 밝혀지고.. 소통할 수 없었던 지난 날에 대한 회환이 가득 어렸던 메릴린과 제임스의 이야기와 딸이자
자매이자 남매였던 리디아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모든 가족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그려진다. 잭의 비밀까지도.. 다 읽고 나면
괜시리 옆지기인 남편이 달라보이고 자녀들을 안아주고 싶고 먹먹한 느낌을 잠재울 수가 없다. 시시한 범죄 스릴러 소설이 아니다. 그런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이었겠지만 이내 놀라워하며 읽어나갈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올해 읽은 소설 중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