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 신과 인간의 공존 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1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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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에서 나오는 청소년과 성인들에게 좋은 책 시리즈 중에는 하다 보다 시리즈 들이 있다. 이번 그리스 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도 1,2권으로 나왔는데 우선 1권을 읽었다. 리베르의 좋은 점은 사진자료가 정말 풍부하다는 것이다. 유럽에 대한 것이면 유럽의 문화와 지리사진들이 세계사에 대한 것이면 또 그에 맞는 사진들이..이번 그리스로마편에서는 티치아노, 루벤스같은 거장의 그림과 19세기 영국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명화들이 대거 등장한다. 19세기 영국화가들이 그린 작품들은 사진을 보는 것처럼 섬세하고 또한 순정만화를 보는 것처럼 예쁘고 아름답다. 특히 존 워터하우스나 에드워드 번 존스, 로세티 같은 작가의 작품이 그렇다.

 

그래서 그림만 보아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정도인데 그림과 함께 곁들여 지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내용이 또한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신화를 그대로 본딴 것이 아닌 당대 시인들과 희곡작가들의 작품을 참고해 보고 이야기화 한 내용들이라 더욱 가치가 크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뿐 아니라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아폴로도로스의 '연대기',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게이아스'등에 이어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들은 아이스킬로스의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의 글을 직접 따온 이야기들이다.

 

혼돈인 카오스가 있었고 카오스에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가 나왔고 아들이자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와의 사이에 크로노스와 12명의 티탄을 낳았다. 크로노스가 아들들에게 자리를 빼앗길까봐 아들들을 삼켰고 이때의 유명한 그림인 고야의 '아들을 삼키는 크로노스'라는 작품이 오늘날 유명하다. 늘 이 그림이 등장하면 오금이 저리고 너무나 끔직한데 사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직접 보았더니 그리 무서운 그림은 아니었다. 오히려 인쇄된 그림으로 보니 무서운 것 같다. 크로노스가 시간이나 세월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여기에서 나온 말이 크로니클(연대기), 크로노미터(시계)의 어원이 되었다.

 

카오스와 가이아의 사이에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닉스 가 태어났고 이 둘은 또한 창공의 여신 아이테르와 낮의 신 헤메라가 탄생했다 즉 어둠에서 빛이 태어났다. '대기, 하늘'을 뜻하는 에테르가 바로 아이테르에서 나온 말이고 밤을 의미하는 라틴어 녹스와 야상곡을 의미하는 녹턴도 닉스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하니 영어의 어원을 이렇게 익히는 재미도 있다. 그리스인을 뜻하는 헬렌 즉 헬레니즘 헬라어는 모두 라틴어와 영어에 영향을 준 것이다. 우리가 잘은 알지 못했던 프로메테우스와 형제인 에피메테우스의 이야기와 제우스의 큰누나인 올림포스 12신에서 조용히 물러난 '헤스티아'같은 처녀신의 이야기도 감명깊다. 제우스와 테미스 사이에 태어난 계절의 여신인 '호라이'(보티첼리의 그림인 비너스의 탄생에서 망토를 둘러주러 가까이 오는 여신) 세 자매와 운명의 여신인 모이라이 세자매,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이아' 도 이름이 너무나 아름답다. 신을 두려워하지 않다가 저주받은 이야기들이나 제우스의 바람기로 인한 재난의 여인들 이야기나 트로이의 주역인 멤논의 이야기도 새롭게 느껴진다.

 

밤의 여신은 닉스이고 새벽의 여신은 에오스이다. 로마신화에서는 에오스가 바로 아우로라(Aurora)에 해당한다고 한다. 티탄족인 에오스는 태양신 헬리오스와 달의 여신 셀레네와 남매지간으로 제우스가 티탄족을 물리친 이후에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과 그 뒤를 이었다. 에오스가 아레스와 사이가 좋자 아프로디테가 질투를 하고 새벽의 여신 주제에 아레스를 좋아한다고 앞으로 인간남자를 좋아할 것이라고 저주를 내렸다. 이에 트로이의 미남 왕자인 티토노스에게 반하게 된 에오스는 에티오피아로 납치해서 남편을 삼았고 티토노스를 신으로 삼아달라고 간청하여 신이 되었지만 인간이었던지라 불사이지만 늙는 몸이 되었다. 늙은 채로 영원히 살아야 하다니. 이를 안스럽게 여긴 여신은 티토노스를 매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 바로 멤논이다.

 

아버지를 닮아 절세의 미남이었다는 멤논은 에티오피아의 왕이 되어서 오케아노스의 바닷가에서 살았는데 멤논이 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을 무렵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고 사촌인 헥토르가 죽자 멤논은 군대를 이끌고 아마조네스와 함께 트로이를 도우러 갔으며 네스토르의 아들 안틸로코스가 멤논의 손에 죽자 아킬레우스가 멤논을 창으로 죽게 한다. 이로서 트로이군은 도망치기에 바빴다. 이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이야기에 나와서 대작을 만들게 되는데 '일리아스' 에서는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이고 아킬레우스에게 죽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수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등장한다. 읽다보면 아 이 단어는 여기서 나왔구나 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무릎을 탁 치면서 읽을 수 밖에 없다. 흥미진진하다. 우리네 인간의 이야기들이 이 신화에 이렇게 다 나와있지 않은가. 수많은 명화와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고대의 서양사와 영어라는 학문에도 가 닿는데 이 책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청소년들이나 성인들이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확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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