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여름에는 추리 미스테리 소설이 최고이다. 다빈치 코드 같은 책을 읽고 싶었는데 제목부터 모나리자 바이러스인 이 책. 읽기 시작하자마자 강렬한 전개. 쉬지않고 읽게 되는 흡입력이 최고다. 처음엔 탐정역할을 하게 되는 경찰의 존재가 미미해서 앞의 부분을 다시 읽게 되기도 했는데 미국에서 파견된 FBI 밀너의 존재감도 묘사도 뒤로 갈수록 좋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뭐니 해도 신경미학자인 헬렌. 그리고 파벨 바이시. 그리고 끝까지 읽다보면 많은 생각을 남긴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웹툰까지 나올 정도로 외모에 신경을 쓰는 시대는 지금 현재의 이 시대가 전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심하다고 한다. 왜 그런걸까. 왜 인간은 네모난 턱보다 갸름하고 뾰족한 턱 작은 얼굴에 큰 눈을 선호하는 것일까. 내적인 만족이나 내적인 충만감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말일까. 과도한 성형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얼굴은 보기만 해도 아파보이는데 왜 젊은 여성들은 계속해서 성형을 하며 인형과 같은 얼굴을 만들려고 하는걸까. 과연 그 얼굴들을 이성은 좋아하는 것일까. 연애로는 몰라도 사실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자 진짜 인기많은 연예인은 성형이 과도하지 않은 자연미인들인 것 같은데.. 그들도 시술은 하지만 말이다.

 

암튼 이 소설은 충격적인 전개로 시작된다. 미스 아메리카에 출전중인 십대 후반의 어린 여성들이 타고 가던 고속버스가 통째로 납치되고 여자애들은 끔찍하게 변형된 모습으로 발견된다. 소설에선 구체적인 표현까지는 아니지만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충격에 말을 잃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얼굴을 흉측하게 변형하고 팔과 다리를 다르게 붙인다던지 엄청나게 끔직한 모습일 것이다. 왜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일까. 동시에 전세계의 벌들은 멸종의 위기를 겪게 되고 컴퓨터는 모나리자 바이러스에 걸려 온갖 사진들이 괴상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데...요즘 유행하는 어플중에 내 얼굴을 비치면 과장되게 얼굴이 변형되는 앱이 있는데 묘하게 이 책과 겹쳐진다. 선구안이 있는 작가이다. 아름다움과 비율에 집착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과 그의 제자 살라이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온 악마같은 한 사람 '로 스트라니에로'의 이야기는 액자 형식으로 짤막하게 제공되는데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는 없는 것 같다. 그들처럼 미에 집착한 한 남자 파벨 바이시. 그리고 그의 아들이자 그를 경멸하는 파트리크 바이시는 헬렌의 딸 매들린이 납치된 결과로 파벨에게 이끌려 다니게 되는데.. 바르샤바에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까지 그리고 멕시코 아카풀코까지. 전세계를 누비는 스케일은 다빈치 코드를 생각나게 한다. 이 많은 이야기들이 산으로 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수렴이 되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유치하지 않은 소설이다. 그리고 정말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작가..티보어 로데..음 기억해야 할 작가이다.

 

 

아래는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

 

"모나리자 바이러스 말씀이시죠."

"뭐라고요?"

"우리는 그걸 그렇게 불러요. 모나리자 바이러스라고,"

"거기에 벌써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인간은 모든 것에 이름을 붙여요. 허리케인 카트리나, 린다 감자, 핼리 혜성, 그래니 스미스라는 사과 이름도 있고, 이름이 없다면 감탄할 수도, 두려워할 수도, 싸울 수도 없지요. 그래서 이 괴물 바이러스를 우리는 모나리자 바이러스라고 불러요."

밀너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모나리자요? 왜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서 따온 거죠. 모나리자라는 단어는 아름다움을 상징하잖아요. 황금비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그림이고요."

.

.

"맞아요. 사람들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죠.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얼굴은 대부분 다 황금비율을 지니고 있어요. 그리고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바로 그 황금비율을 공격하는 바이러스고요. 황금비율을 깨뜨리는."

"얼굴을 공격한다고요?"

"비율을요. 바이러스는 컴퓨터와 인터넷상에 있는 모든 그림이 황금비율에 가까울 경우 그걸 찾아 뒤틀어놔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 순간 모델들은 모두 괴물이 되어버리죠."

.

.

"현대 미디어도 마찬가지에요, 밀너씨. 사진 없는 기사는 더 이상 상상도 할 수 없죠. 광고를 할 때도, 선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는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사진을 사용하죠.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는 사진으로 생존해요. 사진이 세상을 지배한다고도 볼 수 있죠. 제 생각이지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