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서울은 왜 서울인가 서울 택리지 2
노주석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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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특별시 서울보통시는 정말 특별한 서울에 관한 방대한 책이다. 기록으로 남은 서울의 옛모습과 현재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고 서울의 유래와 여러가지 문화재의 역사와 향방을 알 수 있었다. 잘못 알려진 지명이나 일제 잔재의 안타까운 모습들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서울시민으로서 이러한 사실들을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꼭 이 책이 많이 알려져서 널리 읽히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서울에 대한 유래에 앞서 서울의 남과 북이 조선시대에도 있었음을 그 당시에도 계층간에 사는 곳이 달랐음을 알 수 있었다. 인왕산 아래 서촌에 살던 양반들을 서인이라 하고 남산 아래 진고개에 사는 일파가 남인이 되었고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거주하는 이들을 북인이라 했고 서인중에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고 노론이 영조와 정조를 거쳐 고종에 이르기까지 150년 이상 득세하였고 노론의 거주지가 바로 북촌이라 한다는 것을 보았을때 우리가 어린시절 배웠던 한국사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교과서에서도 이런 식으로 가르쳐 주었다면 더 쏙쏙 들어왔을 것을..요즘 '서촌'이라 하는 경복궁 서쪽 지역이 바로 윗대인데 일제강점기에 옛 옥류동과 인왕산동을 강제로 합쳐 만든 옥인동 쪽으로 흐르는 옥계촌의 상류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의미인데 경복궁의 서쪽이라 하여 서촌이라고 부르는 논리라면 지금의 북촌은 동촌이 되야 할 판이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윗대 혹은 상촌인 옛 지명으로 불러야 함이 옳다고 말이다.

 

조선조의 청계천을 경계로 북촌과 남촌을 양분하였는데 당시 강북이 양반들의 중심지였다면 이제는 한강 이남인 강남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서울이라는 개념이 있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궁이었던 경운궁 즉 덕수궁 주변은 이른바 외국공관들이 즐비하였는데 영국1884년, 러시아1885년, 프랑스1889년, 독일1891년, 벨기에1901년 등이 열강으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지금의 정동이 바로 이 곳인데 고종은 먼나라와 친교를 맺을 셈으로 그러했던 것이었다. 일제의 방해로 모든것이 무너진 것 같다. 1896년 명성황후의 참변을 겪은 고종은 경복궁에 더 이상 머물고 싶어하지 않았고 미국 공사관 안쪽 문을 통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했고 1919년 승하할때까지 23년간 경운궁과 정동을 떠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아관 파천' 이니 한국사에서 배웠는데 또 새롭다.

 

서울을 노래한 시라, 소설이라.. 이 책을 통해서 또 하나씩 작품을 알게 된다. 솔직히 딱딱할 줄 알았던 이 책이 이리 재미가 있을 줄이야. 서울의 유래와 잘못된 지명들만 읽어도 놀라웠고 흥미가 점점 생겨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산이 사실은 삼각산이었고 북악스카이웨이의 그 북악이 사실은 백악이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까. 그리고 북한산 비봉 정상에 1400년간 홀로 서 있던 비석이 진흥왕순수비였음을 추사 김정희가 밝혀냈음을 그것이 국보 3호임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강의 옛이름중에 고구려시대의 이름이 바로 아리수였음을 그래서 우리가 수돗물에 아리수란 이름이 붙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반포에 있는 서래마을이 이름이 이쁘다 생각했었는데 반포의 옛 이름이 바로 서래라는 사실을, 그리고 종로 1가 2가 3가 같은 지명이 일제시대의 잔재임을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우리의 옛 지명이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역시나 일제청산이 어설프게 되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또한 서울성곽의 위용을 그 역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서울성곽과 한양도성은 구분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옳은 지명은 서울한양도성성곽인데 처음에 서울성곽이라고 한 것이 되레 지금도 헷갈리게 되어 차라리 서울성곽이라고 그냥 놔두는 것이 나을뻔 했다는 저자의 한탄이 느껴진다. '한양도성'이란 조선시대 한성부, 한성, 한양, 서울을 나타내는 표상으로 서울을 나타내는 용어중 가장 대표적이고 귄위있는 명칭이었다고 한다. 한양은 17세기 그 어떤 나라의 수도보다 인구가 많았고 규모로 보아도 현존하는 세계 수도의 성곽 중 서울을 둘러싼 성곽이 가장 크다고 한다. 조선 500년 역사를 아우르는 한성부 전체를 지칭하는 것에서 단순히 '서울을 에워싼 18,627킬로미터의 성곽' 이라고 범위를 좁혀 해석하는 것의 우를 지적하고 있다. 한양도성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인용되는 사진자료가 서울역사박물관임을 이 두 곳을 꼭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양도성을 다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일제가 여의도 면적의 2배에 가까운 남산의 수목을 베어내고 성곽을 훼철한 뒤 조선신궁을 세운 것이 1925년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

 

서울의 어원은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어원으로 하며 일국의 수도의 명칭이 그 후에 모두 서라벌(새벌)에서 나왔다는 것으로 수도가 서라벌이고 서라벌이 서울인 것이다. 하마트면 이승만의 아호를 딴 우남시가 될 뻔 하기도 했다는 가슴 서늘한 내용도 있었다. 어쨌거나 외국이 발음하기 좋다는 이유로 서울이라 하자 했다는데 우리의 의지로 서울이라고 했으면 더 좋을뻔 했다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어쨌거나 우리의 서울은 서울인 것이다. 서울특별시 서울보통시에서 마지막에 아파트 천국이 되어버린, 미래엔 아파트의 무덤이 될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상상해 보니 아찔해진다. 서울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서울시민들이 모두 힘을 합쳐 생각을 해보아야 할 일인데 시장이나 높은분들의 발상으로만 자꾸 바뀌는 것이 걱정이 된다. 어쨌든 서울에 대한 모든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여기에 소개한 내용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서울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은 독자들은 꼭 이 책으로 제대로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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