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전명진 글.사진 / 북클라우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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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이기도 하고 팟캐스트를 운영하기도 한 전명진씨의 여행사진에세이 낯선은 참 멋진 책이다. 김중만 사진작가에게 사사받은 실력이라선지 정말 다른 여행책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사진의 깊이와 구도가 다르며 색감과 담아내는 것들이 다르다. 나도 여행을 떠날때 한번쯤은 색다른 사진들을 찍어보고 싶다. 그저 일행과 나의 모습을 건물과 함께 담아내기 바빴을 뿐인데 진정한 여행을 즐기며 가끔 멋진 사진을 찍는다는것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학예회를 하거나 졸업식을 할때 동영상이나 사진에 담기 바쁘다. 우리의 눈에 담아야 할 그 소중한 시간에..결국 나중엔 그 동영상이나 사진은 잘 보지도 않는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현대인들은 정말로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느낌이다. 그러한 것들을 전명진씨는 에세이와 사진을 통해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이 책은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낯선. 곳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의 멋진 모습과 뒷모습등을 아스라히 보여준다. 비행기 차창을 바라보는 외국의 소년, 어느 해변가에서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귀여운 소녀, 연인들의 모습, 노부부의 모습 등등 말이다. 한 마을의 사람들을 한 사람씩 찍은 사진을 모아놓은 장면이 있었는데 그 마을 사람들의 순진무구한 꾸밈없는 표정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었다.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면 가장 예쁜 모습으로 약간의 가식적인 웃음을 담아 사진을 찍곤 한다. 나이가 들면 표정을 짓는 것으로부터 얼굴에 새겨지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한다. 늘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찌푸린 인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당당하고 순진한 웃음을 띄고 있었다. 우리에게 이런 여유가 있을까 행복감이 있을까.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 편리한 도시의 삶을 살지만 사람들은 더 편리하고 더 우아하고 잘 사는 것을 추구하기에 여유가 없다. 그리고 노년에는 비참한 생활들이 더 많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젊은이들의 그 어떤 절박함과 안달이 느껴진다.

 

전명진 작가의 사진중에 특히 마음에 드는 곳들이 크로아티아, 모로코, 이탈리아 등이다. 작가의 진중함과 느긋함이 느껴질 때마다 나보다 한참 젊은 사람에게 배울 점이 많다. 기차에서나 사람많은 곳에서 내릴때 빨리 내리려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거. 그거 빨리 내려봐야 얼마 더 빠르지도 않다는거. 맞다. 몇결음 차이밖에 안난다. 그래서 작가는 항상 마지막에 내린단다. 그러면 꼭 길을 가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지도 않을 것이고 서로 밀쳐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나도 조급함을 버리고 이 점은 꼭 배워야겠다. 그리고 사진을 사실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사진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틀에 박힌 여행 사진말고 나도 나만의 사진을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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