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
권석정 외 지음 / 탐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음악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한 번 듣기 시작하면 어 내가 왜 음악을 전에는 안 들었던 거지 하면서 마구 빠져드는 것이 또 음악이다. 요즘 그러한 시기인데 남편이 음원싸이트에 가입해서 나도 잘 듣고 있지만 무한도전에서 방영했던 무도가요제에서 나온 곡들이 음원차트를 휩쓰는 동안에는 그 음악들만 들어야 할 것 같고 누가 추천해 주면 또 그것만 들어야 할 것 같다. 뭔가 체계적이고 진짜 보석같은 곡들을 찾을 수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그 궁금증을 멋지게 해결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바로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이다. 히치하이킹은 사실 운전은 할 수 없지만 공짜로 가고자 하는 곳을 갈 수 있도록 하는 어찌 보면 태워주는 사람의 인심에 맡겨야 하는 것이 히치하이킹이다. 우리가 이 책 하나로 거의 공짜로 음악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제목이 시사해 주는 점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지은 것이 아니란다. 하나의 음악을 흐르는 음악의 DNA가 있고 수많은 음악가의 DNA가 그 안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것이며 히치하이킹하듯이 다양한 음악을 잡아타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어쨌건 고마운 책이다.

 

마치 음악의 오디세우스 여행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시작해 보자. 대중음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저자들 다섯이 뭉쳐서 쓴 책이라 더욱 믿음이 가며 블루스에서부터 시작하는 음악의 흐름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역시 블루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들의 음악을 유투브나 QR코드로 바로 볼 수 있도록 실려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블루스의 가사들 중에 무시무시한 가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여자를 겁주고 죽이겠다는 내용인데 알고 보면 흑인을 박해하는 백인을 상징했던 것이다. 스킵 제임스의 Crow Jane 같은 곡이 그 대표적인 곡이다. 크로 제인 은 바로 '짐 크로 법'을 상징하는 것인데 남북전쟁 후 남부의 백인들이 노예 해방을 무효화하기 위해 제정한 인종 차별법을 말한다고 한다. 또한 사회 참여적인 베트남 블루스라는 곡의 가사도 되새겨 보았다. 블루스 파트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에릭 크랩튼까지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로큰롤이다. 로큰롤 하면 빠질 수 없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제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같은 가수의 이름도 역시 등장한다. 락에서 헤비 메탈까지..재수시절 헤비 메탈은 정말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청량제같은 역할을 해주었는데 오랜만에 책에서 보니까 반가웠다. 즐겨 들었던 가수들과 밴드들이 등장하니 말이다. 콜드 플레이같은 영국 가수와 크라잉 넛 같은 국카스텐 들국화 같은 한국의 가수들의 곡까지 소개해 주고 이어서 포크의 세계가 등장한다. 밥 딜런, 닐 영, 사이먼 앤 가펑클, 수잔 베가..그리고 영화 <원스>에 나오는 감미로운 곡들까지. 흑인 음악의 정수인 소울부터 한국적인 소울까지.. 그리고 디제잉까지..빠짐없이 읽고 있자면 등장하는 수많은 가수와 곡들을 하나하나 다 들어보다 보면 제대로 히치하이킹 하는 느낌이다. 대중음악을 꿰뚫고 흐르는 그 DNA를 제대로 본 느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