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모르는 것들 - 우리 아이 잘되게 하는 23가지 엄마 이야기
노경실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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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 모르는 것들이란 제목만 보고 엄마만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뭐 그런 책인 줄 알았다. 열네살이 어때서? 라는 청소년 소설로 유명한 노경실씨가 그간 도서관이나 강연에서 만났던 엄마들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작정하고 쓴 책이다. 엄마만 모르는 것들이란 챕터가 있는데 이 챕터의 소제목을 이 책의 제목으로 그대로 입혔나보다. 그런데 또 전체적인 이 책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엄마만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엄마만 모르는 엄마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할까. 잃어버린 어린시절과 학창시절 언제나 웃고 떠들었던 친구들에게 인기 많았던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 하는 그런 이야기들.. 그러면서 아이의 사춘기를 겪으며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르는 이 땅의 엄마들. 그녀들의 바람은 오로지 한가지이다. 내 자식이 잘 되는 것..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사춘기가 더욱 독해진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라서 그런 심한 말이나 욕설을 담은 적은 없지만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자존감이 없는 말로서 엄마의 마음을 흔들고 한없이 다른 곳으로 가서 울고싶게끔 만든다. 무기력한 아이의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도 지옥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흥을 돋우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고 자신의 꿈을 좇아 살 수 있게 만들까.. 자녀의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는 이 땅의 엄마들은 다 나름의 다른 얼굴들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나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러려고 그렇게 정성스럽게 키웠던가. 먹였던가. 안 좋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라고 키웠던가. 이 책에서는 당연시하게 알고 있었던 어떤 단어들을 한자로 풀이함으로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엄마의 마음을 알리고 보듬는다. 친부모의 친이라는 한자는 친하다 아끼다 사랑하다 친숙하다로 표현되는 글자인데 親 높은 나무에 올라서서 바라본다로 해석한 노경실씨의 글을 읽고 있자니 아이가 순간 없어져서 심장이 내려앉은 기억, 무사히 학원에서 잘 올까 하는 그런 모든 순간들이 엄마는 너희들을 위해서 이렇게 높은 곳에서 노심초사 너희들을 바라보고 있는데..하는 마음에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용서의 용자는 얼굴 용자를 쓰는데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용서를 하는 모습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하는 해석도 와닿았다.

 

아이들은 모른다. 남편도 모른다. 조금만 더 잘 하면 뭔가 손에 잡힐 것 같아서 희망을 품는 이땅의 엄마들을..자신을 희생하고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부를 강요하는 것을.. 그런데 엄마들도 이제는 알아야 한다. 나 자신도 하나의 사랑받던 인간이었음을.. 아이의 꿈이 직업이 되어버리지 않기를..공부만 해서는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아이들이 집에 오는 것을 지겨워하고 지옥같이 여기지 말아야 함을..가정은 삶의 보물 상자가 되어야 한다.-코르뷔지에,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 먹이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함을..내 아이는 절대 안 그래라는 말로 아이를 모르지 말기를.. 아 정말이지 엄마란 너무나 힘든 노릇이다. 빛나고 예뻤던 여자로서의 삶은 짧지만 위대한 어머니로서의 삶은 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이 힘든 시기를 버텨내 보련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고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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