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걸 온 더 트레인. 온라인 서점에서도 연일 눈에 띄는 소설이었고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14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아마존 리뷰 25000건이라는 엄청난 흥행을 한 소설이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폴라 호킨스.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작가의 소개글도 자세히 읽어보았다. 기자 출신이면서 다른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을 여러편 썼던 소설가였다. 스릴러나 미스터리 추리같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폴라 호킨스가 이내 로맨스 소설보다 이런 소설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때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공감을 했을 것이다. 나 역시 소설을 쓴다면 이런 장르의 소설을 쓸 것 같다. 워낙 좋아하는 소설 종류이니까. 마침내 자신의 장기를 맘껏 뽐낼 수 있게 된 폴라 호킨스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이 작품은 크게 히트를 치게 된다.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드디어 책을 읽어본다. 책날개에 쓰여진 수많은 찬사답게 정말 술술 끊임없이 읽힌다. 중간에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그 자체만으로도 이 소설이 히트치게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레이첼, 메건, 애나 세 여자의 관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그 각각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레이첼 메건 애나 각각의 여성들의 삶을 몰래 엿보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준다. 물론 주인공은 레이첼인 것 같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린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서른중반의 여자가 외모도 몸매도 자신감도 망가진채 해고된 직장을 매일 나가는 것처럼 매일 완행열차를 타고 자신이 살았던 동네를 관찰하게 되는데..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다 자신을 보고 한심해 하고 역겨워하는 것처럼 피해의식까지 느끼고 있는 레이첼.. 열차를 타고 매일 지나가며 그녀가 관찰하게 되는 제이슨과 제스 부부(물론 레이첼이 붙인 이름들이다)는 자신의 지난날 행복했던 시절의 레이첼과 톰 부부의 모습 같았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의심쩍은 장면을 보게 되고 자신은 술에 취해 구타를 당한채로 정신을 차리게 되는데.. 도무지 전날 만취해서 벌어진 일을 기억할 수가 없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소설은 그날의 기억을 되찾아 가는 레이첼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그녀가 제스라고 이름지어준 메건이 사라진 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종된 메건의 이야기와 레이첼의 남편인 톰과의 불륜으로 이혼을 시키고 레이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애나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레이첼이라는 인물이다. 정말 너무나 지저분하고 무기력 환자같은 레이첼이지만 가장 흥미롭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계속 읽고 싶어지는 인물이다. 그녀가 벌이는 지저분한 짓, 자꾸 잊어버리는 기억, 이 사회의 루저같은 그 모든 것들이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으니까. 그리고 그녀가 매일 관찰하는 것들은 히치콕 감독의 <이창>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살짝 시샘도 하면서 관찰을 하는 모습들은 현대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의 관음증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로맨스 소설을 썼던 그녀의 버릇처럼 로맨스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드는 페이지들은 살짜쿵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소설은 다시 활기를 띄고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쉴새없이.. 마지막 장면들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박하고 스릴러적인 장면들이었다. 이 여름에 더위를 잊게 할 가장 적합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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