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어령님의 글은 참 좋다. 여든이 넘은 연세신데도 요즘 젊은이들이 쓰고 있는 표현까지 알고 계신다. 그리고 나이드신 분들이 젊은이들에게 이래야 한다는 설교식의 글도 아니다. 정말 살아있는 지성 이어령님이 건강하셔서 다행이다. 이분이 딸 덕분에 기독교인으로 세례를 받은 일은 아시는 분은 알 정도로 유명한 일이다. 그런 따님이 오십이 조금 넘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따님의 첫째 아들도 원인모를 병으로 이십대의 나이에 돌연 사망하였었다. 혹자들은 무슨 이런 일들이 이렇게 일어나느냐, 하나님을 믿는 집에서 왜 이런 일들이 있는 것이냐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욥기를 읽은 기독교인이라면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어떤 부모인들 먼저 간 자식을 절절히 사랑하며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어령님의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으며 읽는 내내 눈물을 훔쳤었다.

 

나에게도 사춘기의 딸이 있는데 이 딸이 요즘 무지하게 기분이 왔다갔다하며 정말 심한 사춘기를 앓고 있다. 고분고분 착하고 예쁜 딸이었던 나의 자랑이었던 아이가 스스로 낮다고 여기고 매일 핸드폰만 가지고 시간을 보낼땐 정말 왜 이 아이를 낳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 뭔가를 털어놓으려다가 말았던 적이 마음속 깊은 대화를 하려다 말았던 적이 너무나 많았다. 그냥 말수가 적은 아이구나 생각했었는데 그때마다 엄마로서 눈치를 채고 손을 내밀어 줄것을 하고 후회막심하다. 지금이라도 이 아이를 통해 우리 가족이 뭔가를 회복하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아이가 반드시 이 통과의례를 잘 통과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할때 이 책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조금은 특별한 부녀였던 이어령님과 오랜 유학생활과 첫번째 이혼을 겪고 둘째 아들마저 자폐를 앓아 미국의 검사직까지 그만두고 아이를 위해 하와이로 떠났던 따님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하였다.

 

이어령님이 기억하는 어릴적 따님과의 일화나 육아이야기도, 딸의 첫번째 아들의 한국에서의 방황도 하지만 믿고 기다려 주었던 이야기들도 그 아들이 다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던 이야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랑하는 손자를 잃게된 이야기도 또한 따님의 둘째 아들은 자폐를 앓아 그것을 많이 극복하게된 이야기도 또한 따님의 유학이야기와 성공스토리도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입장에서 딸과 손자들을 그리워하며 당시의 이야기들을 육성으로 듣는 것 같은 이야기들도 다 좋았다. 어느 가정이든 항상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가족들마다 어떤 어려움이든 막상 닥쳐오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오는가 할만한 일들이 있다. 인생은 현재뿐만은 아니다. 미래가 있다. 현재를 잘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한다면 자녀들은 잘 자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어령님의 따님도 멋진 아버지를 보고 그렇게 멋진 성공을 이루었었으니 말이다. 먼저 간 딸을 그리워하며 또한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많은 메세지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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