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그림 에세이
김수현 글.그림 / 마음의숲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김수현과 같은 이름의 작가의 책. 180도. 여서 더욱 반가웠던 책인데 읽어보면서 어쩐지 내 얘기 같아서 푹 빠져서 읽게 되었다. 소설도 아니고 일종의 자기계발서같은 책이지만 정말 가려운 데를 콕콕 쑤셔주는 책이랄까. 일러스트도 직접 그렸는데 그 이력이 또 특이하다. 미술학원에도 다닌 적 없는 사람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아해서 이대 경영학부를 갔음에도 지금은 일러트스레이터 겸 글쟁이로 산단다. 누구나 아픔이 있고 사는 것이 녹록치 않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원하는 바로 살고 그럭저럭 공부하다가 대학을 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나로서는 이제야 정말 큰 어려움에 쳐해있는데.. 진즉 다양한 삶의 형태로 살아본 적이 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든다. 그런데 이 작가도 나름 다양한 경험과 고민과 우울을 겪었을 것만 같다. 그래서 그녀가 해주는 도움말이랄까 한마디 한마디가 인생선배가 해주는 말 같기도 하고 위로가 된다.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언젠간 많이 좋아져서 이 책을 자기것인양 읽게 되는 날이 오겠지..하루하루 너무나 큰 고통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의 모습은 이젠 중심을 잡고 아이들의 엄마로서 힘을 내자 먼저 웃자싶다.

 

예쁘고 밝은 일러스트가 너무나 맘에 드는 책이다. 그리고 아주 예쁜 말만 골라하는 감성적인 글보다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글이어서 좋다. 그리고 간결해서 좋다. 좋은 책이라도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에는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 법인데 이 책의 글들은 머리속에 잘만 들어왔다. 그리고 위트와 유머도 있다. 그녀의 일러스트 솜씨로 나를 웃겨주고 퀴즈까지 내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텔레비전과 각종 음악과 인터넷이 손안에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서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진정한 휴식이 없다. 일단 모든 것을 끄고 치우고 떠나 삶의 공백을 만들자는 글이 와닿는다. 그리고 느린 자동차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보다 낫다는 글은 여러가지 것들을 깨닫게 한다. 각자 처해있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 많아서 좋다.

 

삶이 주는 시련은 터널 같아서 가만히 있으면 그 터널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긴 터널일지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그 끝이 있다- 내가 그렇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이앞에서 웃을 수도 없을때 샤워기 물을 틀면서 울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저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한다면 이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달은 항상 머리 위에 있고 어두워 져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는 어둠이 보여주는 것에 대한 고찰도 전에는 전혀 알 수 없었던 것들이다. 이제는 정말 공감한다. 나같은 경우는 신앙의 힘으로 이겨나갈 것이다. 엎드려 지금까지의 잘못을 회개하고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을 것이다. 180도. 무언가 있는 그대로 행복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집으로 돌아가서는 울고 있을지 혹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죽고 싶은 감정에 사로잡힐지 모른다. 인생을 그대로 어렵게만 보지 말고 180도 틀어서 위트있게 볼 줄 아는 것도 그래서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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