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다 - 반려동물, 그리고 사람에 관한 이야기
김혜정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얀 강아지의 모습이 어쩐지 슬퍼보인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개다. 대충 그린 것 같은데도 털의 북실거림과 촉촉한 코와 입과  언제나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는 개의 눈이 돋보이는 이 일러스트를 그린 이는 김혜정씨다. 그녀의 남편은 애니메이션 감독이라 천생연분이다. 이 둘이 만든 반려동물에 관한 감동적인 동영상 애니메이션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다. 표지에 적힌 글들을 먼저 읽고 더욱 흥미가 갔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자마자 푹 빠져서 읽고 말았다.

 

초등학생 시절 골목에 살던 무서운 개가 스타킹을 물어뜯은 바람에 제대로 개 공포증을 가지고 살아왔던 나는 예전에는 골목에서 목줄도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이 꽤 있었는데 아무리 작은 개여도 다리가 굳어버리고 온몸이 굳었다가 오히려 막 도망을 가는 통에 개가 쫒아 왔던 기억들이 있어서 개가 옆으로만 스쳐도 너무나 무서워했다. 성인이 되서까지도. 얼마전까지도. 그런데 유럽여행을 하면서 덩치가 큰 개들이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고 얌전히 주인을 따라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개에 대한 공포를 잊게 되었다. 스페인에서는 정말 길에 사람과 개가 반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 와서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큰 개들이 있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게 되었는데 골든 리트리버나 사모예드처럼 큰 개들을 처음으로 쓰다듬게 되었는데 요즘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어서 너무나 경황이 없는 와중에 그 개들을 어루만지는 순간 그 부드러운 털과 듬직한 느낌들이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솔직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드디어 나도 동물과 교감이 이루어졌던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버려진 개나 고양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정말 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의 정성과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강아지를 사지 말아야 작은 닭장같은 곳에서 일년동안 갇혀서 아기 강아지를 낳는 학대를 당하는 어미개도, 억지로 어미곁을 떠나야 하는 강아지도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발 강아지를 사지 말자. 꼭 키우고 싶다면 아는 사람이 사정상 못 키우는 개를 받거나 유기견보호소를 찾아가 자꾸 자기에게 다가오고 정을 주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말 못하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따르는지 강아지나 고양이가 가여워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이렇게 아름다운 삽화를 통해서 반려동물의 따뜻함을 고스란히 표현한 김혜정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가 솔선수범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들과 행동들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