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언덕의 안개
김성종 지음 / 새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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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눈동자, 일곱 개의 장미송이의 저자 우리나라 추리소설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김성종씨의 신작 달맞이언덕의 안개가 나와서 읽어볼 수 밖에 없었다. 어려서 우연히 도서관에서 읽었던 위의 책들은 내게 나름 큰 충격이었다. 그 후로 일본소설들을 읽곤 했지만 역시나 김성종씨의 소식은 가끔 궁금했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세운 '추리문학관' 의 소식은 한국 추리계의 큰 발전을 위해 아주 좋은 일을 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 연작소설집의 제목도 달맞이언덕의 안개라니.. 읽어나가니 주인공도 나이든 추리소설가이다. 읽을수록 김성종씨 본인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투영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여자를 많이 밝히는 카사노바적인 기질은 김성종작가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니 창작된 부분이라 생각된다.

 

달맞이언덕위에 있는 여러 커피숍중에 '죄와 벌'은 어느 부녀가 운영하는 특별한 장소이다. 늘 달맞이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는 이곳은 여행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추리소설작가인 주인공은 '포'라는 여인이 운영하는 '죄와 벌'이 단골 커피숍이 되었고 이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곰형사와 함께 풀어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책의 전반적인 부분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추리소설 작가의 이야기에 촛점이 맞추어져있다. 그의 과거를 함께 했던 여인들 현재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그 중 압권은 한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큰 실수를 하고만 주인공의 이야기에 있다. 그 날 이후로 사람들은 치매에 걸린 추리작가로 치부해 버리기도 했지만. 일흔이 넘은 노작가의 이야기를 왜 썼을까. 김성종작가도 아마 일흔이 넘었을 것이다.

 

추리소설에서도 늘 젊은 탐정들만 나온다. 하지만 진짜 백미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처럼 미스 마플이 나오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을까. 바로 거기에서 이 작품이 살짝 아쉬운 점이 생긴다. 미스 마플처럼 계속해서 추리가 나오는 소설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짧은 단편소설들은 아마도 어딘가에 연재를 한 것인데 정통 추리소설은 몇편에 지나지 않고 늙은 작가의 환타지 과거를 회상하는 추억같은 짧은 소설들이 많다. 물론 김성종씨 팬들은 이 작품도 노작가의 노년의 작품으로 여러가지 인간사가 등장하고 풍자하고 시크한 매력을 풍기고 있어서 좋아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이 노작가의 미스마플같은 활약이 나오는 작품도 나왔으면 더욱 좋겠다. 달맞이언덕의 안개의 2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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