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눈으로 명화와 마주하다 - 명화 속 철학 읽기
쑤잉 지음, 윤정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명화를 보았던 때가 몇년전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오르세 미술관전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당시 고흐의 노란방이나 빨간 조끼를 입고 피리를 부는 소년같은 그림을 보았고 18세기 프랑스 등 유럽귀족들의 드레스 한올한올의 레이스까지 보이는 그림들이 정말 눈앞에서 보면서도 신기했고 아름다워서 입을 못 다물었었다. 현대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서는 그리 못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과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바티칸 미술관을 실제로 가게 되었고 그 많은 작품앞에서 압도되다 못해 눈물을 흘렸고 그 감동이 지금까지도 밀려온다. 이렇듯 시대를 초월한 명화는 인간의 유한함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불멸의 존재같다는 생각에 인류의 문화적인 위대함을 느끼게 해서 더욱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명화를 분석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는 그림속에서 경제학을 보는 책들도 있고 어떤 알고리즘을 캐는 책들도 있고 청소년을 위한 안내서같은 책도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인문학적인 이성을 통해서 명화를 감상하는 책이었는데 처음에는 집중해서 읽기 어려웠으나 두번째 챕터부터는 이내 푹 빠져서 읽게 된 책이었다. 쑤잉이라는 중국작가가 쓴 책이라서 서양의 고대철학,수학과 중국에서의 음양사상,철학등을 비교할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첫번째 챕터에서는 중세시대나 근대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체의 인간의 영혼의 무게를 재는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점성술과 영혼의 무게와 윤회와 죽음 그리고 고대 그리스나 서양의 사상들을 이성의 눈으로 접근해서 보여줌으로서 명화를 한번 보고 다시 글을 읽으며 즐거운 인문학적인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실제 현대에서 맥두걸이라는 의사가 죽어가던 사람들 6명이 죽은 후 몸무게 변화를 보니 딱 21그램 차이가 나서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는 설명과 개는 죽은 전후의 몸무게의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이 인간에게 있어서 영혼이 정말 있고 사후의 세계가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두번째 챕터에서는 이상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책에서 보게 된 이상 도시의 그림들이 1300년대 그림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현대그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에 무언가 황량하면서도 정말 이상의 도시를 그려냈음을 알 수 있는데 저자는 이 그림 중 하나를 너무나 좋아해서 복각해서 집안에 걸어둘 정도라고 했다. 나 역시 이 그림 중 하나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로마에서 보았던 콜로세움이 떠오르는 중앙바로 왼쪽의 원형경기장과 중앙의 개선문과 오른쪽의 팔각의 성당 그리고 앞쪽의 광장과 양옆의 도시민들이 이용할만한 구청같은 건물에 광장에는 그리스 신들의 조각이 높은 기둥위에 올라가 있다. 로마를 보면서 놀라웠던 점도 그 많은 성당들과 그리스로마신화적인 즉 고대와 중세의 분위기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이 그림에서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받았다. 바로 이 그림들은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이고 동시에 화가였던 당시의 화가의 생각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마치 창조자들처럼 이 그림에서만큼은 조물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이 있으라 한 것처럼 말이다.

 

세번째 챕터에서는 바벨탑에 대한 이야기로 플랑드르파 브뤼헐의 그림들을 소개해 주고 구약을 소개하면서 화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곁들이고 있다. 그 이후의 많은 챕터를 통해서 14세기의 이야기에서부터 로베스 피에르같은 프랑스 혁명때의 이야기까지 저자는 붓다의 이야기부터 중국 철학자 이야기까지 곁들이며 서양의 역사깊은 명화들을 파헤치고 있다. 인문학 그리고 이성의 눈으로 바라본 명화이야기는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많이 담겨있으면서도 색다른 접근을 한 구성이어서 무척 새롭고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