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생활만화책. 호소가와 텐텐의 만화는 이미 재미있는 만화체와 작풍으로 유명한데 이번 작품은 자신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라서 더욱 생생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땅히 할 일이 없었던 나. 부모님도 재촉하지 않았고 산과 강과 밭밖에 없었던 생활환경은 그녀를 매우 느긋하게 자라게 했는데 그래서 졸업후에도 아무 생각이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친구들의 진로에 대한 결심들을 듣고 띵하는 충격을 받았고 그녀도 어떻게든 기성사회에 발을 들여보려고 애를 쓰는 일화들이 내내 슬며시 미소짓게도 배꼽을 잡게도 한다.

 

이제 학생도 아니라서 밥을 먹고 나서도 눈치가 살짝 뵈는 나는 구인잡지를 사러간다고 구인잡지를 본다고 말하면서도 느긋이 티비시청을 즐길 정도로 게으르기도 하다. 그러다 친구들의 새로운 생활에 정착을 한 사실에 초조해하고 현실에 눈을 뜨게 되면서 이젠 정말로 뭔가를 하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운전을 배우고.사이타마 박람회가 열리는 곳에서 작은 레스토랑에서 된장국을 퍼주거나 하는 일을 하게 된 텐텐은 성적인 발언도 망발하는 남자 점장에게 질려 일주일만에 그만두게 되었고(사실 된장국 뜨는 일 조차도 제대로 못해냄) 그 다음에는 경단가게에 취직하지만 심하게 접객에 적합하지 않은 성격으로 이것도 금방 그만두게 된다. (여러가지 주문이 들어오면 대처하지 못함. 낯을 심하게 가림. 밝은 얼굴을 만들지 못함)

 

결국 아르바이트에서 정사원이 되는 길을 모색하게 되는 텐텐. 무엇을 하고 싶다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는가가 되버리는 시점이다. 드디어 회사에 들어가게 된 텐텐은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한다. 잘생겼지만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왠지 밥맛없는 쓰쓰지야마 과장이 있고 곧 결혼에서 퇴사하게 될 예쁜 나카무라씨가 텐텐에게 여러가지 조언과 도움을 준다. 회식을 하게 된 텐텐은 시키는대로 열심히 음주가무를 즐겼을 뿐인데 여자화장실에서 자신을 욕하는 처자들의 말을 듣기도 하는 등 이 회사에서도 순탄치만은 않다. 다른 부서에 일을 도우러 갔다가 날라리지만 알고 보면 착한 친구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조신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남자를 밝히는 남자킬러인 친구도 보게 된다.

 

컨베이어 벨트위의 부품들을 조립하게 되기도 하고 두번째 직장에서는 사무직일을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 직장을 그만두고 디자인 학교에 들어가게 되는데 바로 만화가 호소가와 텐텐이 되게 한 사건이었다. 그 학교에서 지금의 남편도 만났다고 한다. 호소가와 텐텐의 귀여운 만화그림체와 내용들은 눈에 쏙쏙 들어온다. 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까 헤매는 젊은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재미있는 자극이 될 만화책이다. 사실 중학생인 딸아이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둘째인 초등학생이 이 책을 읽을까봐(다소 어른스러운 이야기에) 숨겨 놓았는데 중학생딸이 또 읽고 싶다며 찾아달라고 하니 말이다.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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