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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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감동단편 <우동 한 그릇>이 2015년에 새옷을 입고 나왔네요. 젊은 시절 읽고 감동을 받았고 또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다가 마흔이 넘어서 다시 읽게 된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은 역시나 감동의 물결을 가져왔습니다. 우동 한 그릇과 뒤편에 함께 실려 있는 다케모도 고노스케의 <마지막 손님>은 처음 읽어보는 단편인데 두 이야기가 저자는 달라도 함께 어우러져 사람의 가슴을 잔잔히 적시네요. 우동 한 그릇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어렸을때 살짝 느꼈던 그런 시대라서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그런 어려운 시대이지요. 우리 30~40대의 아버지 세대라고나 할까요.

 

아버지가 없이 어머니와 두 아들이 힘들게 살아갑니다. 연말에 우동 한 그릇을 셋이서 나누어 먹고 신년맞이를 합니다. 밤 10시에 문을 닫으려는 주인과 아내는 그들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그들 몰래 우동을 더 담아서 한 그릇을 만듭니다. 그 이듬해에는 두 그릇을 시키는데 역시 더 많은 양을 담아줍니다. 또 그 다음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모자. 아들이 어머니에게 하는 우동 한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동가게 주인과 아내는 숨죽여 웁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모자는 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매년 그들을 위한 테이블을 마련하는 주인과 아내. 이제 단골 손님들도 그들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이 짧은 단편에서 이토록 따스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니. 일본사람들은 속과 겉이 다르니 어쩌니 해도 그들의 깊은 정은 우리나라만큼이나 큰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웃간의 결속력은 우리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단편 마지막 손님도 하나의 가게를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만들듯이 손님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상인과 점원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줍니다. 19살 게이코의 행동은 어찌나 어른스럽고 마음과 영혼이 깨끗하고 따뜻한지.. 정말 제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 단편을 읽는다면 게이코를 닮고 싶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갔던 것 같아요. 게이코의 마음과 마음을 따르는 행동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게이코의 이런 마음을 다한 손님에 대한 정성과 대처방법은 우리나라 기업이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꼭 배울 일인 것 같습니다. 게이코를 보는 주변의 사람들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요. 정성을 다한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조금 힘들어지면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하고 한숨짓고 했던 것이 내가 양육하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서 엄마로서 정말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며 살고 싶습니다. 2015년에 다시 만난 우동 한 그릇은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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