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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ㅣ 손 안의 미술관 4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이 책을 보았으면 좋았을걸.. 처음으로 유럽으로 간 가족여행.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를 2주동안 여행사 투어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다녀왔는데 중학생과 초등학교 3학년을 데리고 하는 여행이라 고생도 고생이었지만 미리 공부하지 못하고 간 부분들이 참 아쉬웠다. 그래도 정말 많은 것들이 남았던 여행이어서 또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여행을 꿈꾸게 되는 것은 공통의 생각들인가 보다. 내 친구도 매년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것을 보면.
프라도 미술관은 성수기에 가면 줄을 길게 늘어서서 입장할 정도로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스페인의 자랑이자 보물이 담긴 미술관이다. 스페인 출신의 고야와 벨라스케스의 그림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마드리드에 있을때 이 프라도 미술관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숙소를 잡아서 오전 10시 입장시간전에 바로 걸어갈 수 있었는데 12월말이라 비수기여서인지 줄도 안서고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역시 세계 3대 미술관인 우피치 미술관은 미리 작은 투어를 예약해서 역시 줄을 거의 안서고 예약줄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당일 표를 끊어서 들어가는 줄은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이 두 미술관에 직접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격스럽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받았던 그 감동.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1층에서 받은 팜플렛으로 유명한 그림들을 직접 확인하고 다녔는데 정말이지 아이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징징거리지만 않았어도 한나절을 있고 싶었다. 3시간에 걸쳐 열심히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 여행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서 이 책을 읽으니 그때 보았던 작품들이 하나하나 생생히 떠오른다. 이 그림은 생각보다 정말 컸지.. 이 그림은 사진으로 볼때는 정말 징그러웠는데 직접 보니 역시 회화작품이었지 하는..바로 고야의 그 유명한 무서운 그림 <사투르누스>가 바로 그 그림이다.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그림. 실제로 보면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지지 그렇게 살벌하게 무섭지 않다는 것이 신기했다.
루벤스의 유명한 그림 <삼미신>은 정말 큰 그림이었다. 생각보다 참 컸다. 그 그림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루벤스의 몇몇 그림이 프라도 미술관에도 걸려있다. 풍만한 여인의 육체가 정말 빛나는 그림인데 전혀 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가 프라도의 가장 유명하고 소중한 보물같은 그림인데 직접 보면 금박을 입힌 듯한 그림에서 금빛이 마구 흘러나온다. 1500년대 초에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유럽의 미술관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그땐 물감도 더욱 구하기 어려웠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세밀하며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췄을까 하는 것이다. 정말 신기한 감정부터 든다. 감동도 감동이지만.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천사>도 잊지 못할 작품이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작품인데 예수님을 뒤에서 안고 슬피 우는 작은 천사와 돌아가셨는데 묘한 안도감을 가진 표정을 가진 예수님을 묘사한 그림으로 육체를 직접 보는 것처럼 아주 깨끗하게 그렸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육체적인 괴로움과 고통어린 표정 그리고 아버지이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안도감과 다 이루었다는 후련함을 그리고 인류를 위한 사랑을 그 얼굴표정에서 다 느낄 수 있다.
히에로니무스의 <쾌락의 정원>과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앞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여서 제대로 그림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 유명한 작품을 코앞에서 보다니 정말 뭔가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 암튼 이 책에서는 그런 나 혼자만의 감정이 아닌 제대로 된 그림 설명을 읽을 수 있다. 역사적 배경과 화가에 대한 정보와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 이 책을 먼저 읽고 갔더라면 더욱 제대로 된 감상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쉽다. 그래도 다녀와서 이 책에 실린 그리고 직접 보았던 100개의 작품을 다시 한번 보게 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