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 약력으로 보았을 때에는 굉장히 나이가 많은 노교수인 줄 알았는데 1995년에 28세의 나이로 런던 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다니 나보다 대여섯살 위일 것 같다. 아직 오십세가 안 된 분인데 벌써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석좌교수라니. 물을 끓이는 이상한 철학자이기도 하고. 얼마전에 이 책을 먼저 받고 EBS를 보다가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꼭 찾아서 봐야지 하고 말았지만 이 책을 본대로라면 프로그램도 무척 즐겁고 고무적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틈만 나면 간단히 검색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때문에 머리 속은 더 텅 비어 가는 것 같다. 기억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암기실력도 떨어지고 멀티태스킹에 가까운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을 못한다고나 할까. 성인인 우리들보다 어린 아이들이 더 걱정이다. 청소년기에 분명 읽어야 할 책들도 있고 생각해야할 것들도 많은데..철학적 고민들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철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처음에는 읽기 힘들었지만 읽어나갈수록 그 방대한 지식과 통섭적인 지식의 흐름과 가로 세로를 가로지르는 각 지식들의 간섭이 정말 즐겁게 느껴진다.

 

1장에서는 과학 지식의 본질을 찾아서라는 큰 틀 안에 과학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이 과학이 아닌 기술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과학에는 특유의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인지, 여기에서 포퍼의 반증주의와 비판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포퍼가 말하는 과학의 정수는 비판정신이지 종교적인 맹목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포퍼는 그런 경건하고 독단적인 태도를 과학적 태도의 정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았다. 포퍼의 인생을 조명하며 포퍼의 이론을 읽다보면 그것이 어려우면서도 충분히 이해될만한 수준이 됨을 느낄때 장하석 교수의 과학 철학적인 경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철학자 포퍼에서 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2장에서는 지식의 한계를 큰 틀로 데카르트의 철학과 관측이라는 과학적인 매커니즘을 들여다 보는데 귀납의 문제와 나노미터까지 발전하는 글을 읽다보면 참 어려우면서도 희한하게 읽는 것이 재미있다. 정말 집중해서 끝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밥먹는 시간까지 아낄 정도로. 하지만 현실은 매 시간마다 뭔가를 해야만 했고 하루에 조금씩밖에 읽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2장에서 3장 4장 5장 6장...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총 12장까지 되어 있다. 이 두껍고 아름다운 지식의 향연의 책을 뒤의 몇 장은 다 읽지 못했지만 꼭 끝까지 완독을 할 것이다. 과학은 딱딱하고 우리의 현실하고 상관없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있고 현재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견고하게 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