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발칸을 걷다

시간으로의 여행 크로아티아, 발칸을 걷다 ㅣ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14년 7월

'시간으로의 여행, 크로아티아 발칸을 걷다'는 예전에 세계사를 좋아했던 예전의 내 모습을 되찾아 주었다. 매체에 소개된 모 프로그램 때문에 크로아티아 여행이 떠오르는 여행지가 되었는데 제목만 보고 구입하는 분들이 많도록 제목을 잘 지은 것 같다. 사실은 크로아티아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발칸 반도 전체의 이야기이다. 발칸반도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카톨릭과 이슬람이 섞인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발칸산맥을 가운데 두고 왼쪽은 로마와 근접한 크로아티아같은 나라에서 지중해성 기후 종교는 카톨릭이며, 오른쪽은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 대륙성 기후에 정교와 이슬람이 종교이기도 하다.

슬라브족, 오스만 투르크, 합스부르크가, 오스만 제국 등 우리가 세계사를 통해 많이 들어본 단어들이 바로 이곳에서 이뤄진다. 현대에 이르러 코소보 지역의 갈등 역시 발칸의 오랜 역사와 관련이 있다. 이 지역의 가이드를 하는 투어 컨덕터이자 유럽과 발칸의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여 이 지역에 오는 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꿈이 담긴 책으로 발칸의 역사와 현재의 발칸의 모습과 유적지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넘친다. 게다가 여행중에 만난 엘레나라는 여인과 대화체로 알려주는 발칸의 여러 이야기들은 건축, 영화, 책을 아우른다.

서문에 해당하는 발칸의 역사 이야기에 푹 빠질때쯤 -세르비아가 코소보에 인종 청소를 시작한 이유, 유고슬라비아의 해체의 역사 몬테네그로의 독립 등 현대에 이르러 몰라서는 안되는 역사이야기까지- 발칸반도의 역사 빠질 수 없는 베네치아를 먼저 소개하고(베네치아가 발칸을 다스린 적도 있다고 한다) 유럽 최대의 민족인 슬라브족에 이르러서는 그 유명한 '성 바실리 성당'의 웅장한 모습이 사진으로 등장한다. 이반 대제가 몽고군에게 승리한 기념으로 만든 정교회성당이다. 슬라브족은 아시아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 등이 동 슬라브족이고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소르비아인 등이 서 슬라브족이며 슬로베니아인,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마케도니아인 등은 남 슬라브족이다. 북유럽인들처럼 새하얗고 금발이 아닌 갈색 검은 머리가 많은 것 그리고 눈은 아시아인의 작은 눈이 아닌 큰 눈이라는 사실 등 슬라브족의 특징을 알 것 만 같다.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엘레나와 이 여행지의 첫 도시인 오스트리아의 그라츠의 한 카페에서 만나 구시가지를 함께 둘러보기로 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어 발칸반도의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후부터는 둘의 대화체를 통해서 유명한 관광지며 핫한 장소를 알게 되는데 대화체라서 그런지 정말 지식이 쏙쏙 들어온다. 왜 오스트리아냐고? 나도 오스트리아라면 프랑스 독일쪽으로 생각했는데 발칸반도의 바로 윗쪽에 있었다. 사실 오스트리아 프란츠대공이 사라예보(현재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에 있음) 에서 세르비아 젊은이에게 피살된 사건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그 나라를 감싸는 것은 또 크로아티아이며 헝가리가 지척에 있다. 이 모든 지정학적인 위치를 보면 발칸반도를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과 직접 지도와 이 책을 보면서 세계사에서의 사건들이 하나 둘씩 꿰어 맞춰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는 또 그 아래쪽이다. 아 그 옛날의 마케도니아의 영토와는 다르겠지만. 이 책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발칸반도처럼 프랑스만한 작은 곳에서 여러나라가 밀접하게 연결되고 밀집한 곳에서 여행지에 가서야 무엇을 공부하려면 뭐가 뭔지 모를터인데 이렇게 미리 공부를 해서 간다면 그 유적지며 관광지에서의 감동이 얼마나 클까? 앞으로 이 지역으로 여행을 꼭 떠나려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