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하늘 1
윤인완 지음, 김선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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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네이버 웹툰을 즐겨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편을 읽기 시작하면 이내 계속 읽어야 해서 잠도 못자고 읽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요즘은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예외가 있으니 <심연의 하늘>이 그런 웹툰이다. 조석의 '마음의 소리'처럼 계속 읽게 되는데 물론 장르는 완전히 다르다. 심연의 하늘은 심각함 그 자체이니 말이다. 학원에서 혹은 학교에서 혹은 병원에서 어느날 갑자기 거대한 싱크홀에 빠져드는 것처럼 도시가 어둠에 사로잡히고 달리던 지하철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맞다 거대한 싱크홀에 빠진 것이다. 땅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땅이 되는.. 어둠 속에서 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밤에 보면 무서울 정도의 깜깜함 속에서 핏빛이 너무나 선명하고 사람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들이 무서워서 새벽에 읽기가 괴로웠던 책이다. 무서우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그런 책.

 

요즘 뱀파이어물이 많이 생겼는데 이 책은 색다른 고어물이랄까. 뱀파이어같은 존재들이 즉 시체귀신같은 존재들이 전기톱을 들고 다니며 살아남은 인간들을 사냥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지 주인공들이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어서 살아남게 된 적이 많다. 수많은 히어로 코믹스에서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이 만화에도 존재하였으면 좋겠지만 그저 목숨이 질길 뿐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어떤 능력들이 숨어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전개가 무척 궁금하다. 어떤 능력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 에너지를 모아 악을 쓸 때 다가오던 무서운 것들이 모두 사라져버리는..이 만화에서의 고등학생들은 특별한 듯 하면서 평범하고 누군가 조력자가 옆에서 생존을 도와준다. 그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부는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일까. 대한민국 전체가 마치 원자폭탄에 스러진 것처럼 재난에 빠진 것일까 아니면 이곳만 그러한 것일까.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하다. 어쨌거나 한결같은 바램은 이 고등학생들이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존인들을 점점 많이 만나고 모아져서 희망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좀비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다 그렇게 되었는지 어떻게 퇴치를 해야하는지 살을 파고드는 끔찍한 곤충들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어떻게 퇴치해야 할지 모든 것이 흥미진진하다.

 

암담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공상과학소설 같기도 하고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개인의 어떤 무능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처럼 사람을 잡아먹는 좀비같은 존재들에게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식료품이나 밧데리를 늘 구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마치 내가 그 곤경에 처한 것처럼 참 무섭고 힘들지만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나 궁금해지는 웹툰이다. 윤인완 작가도 대단하지만 그림을 그린 김선희씨도 정말 대단하다. 파괴된 도시 그리고 인물들의 생생한 공포 그로테스크한 묘사 등 특히나 배경을 너무나 멋지게 잘 그렸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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