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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식객 Ⅱ 1 : 그리움을 맛보다 ㅣ 허영만 식객 Ⅱ 1
허영만 지음 / 시루 / 2014년 6월
평점 :
허영만 작가의 식객은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맛에 대한 지평을 연 만화이다. 단순히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가 아닌 삶의 철학인 담겨 있는 어른을 위한 만화이다. 15년이란 대장정끝에 식객 1부를 다 마치고 40년 만화인생의 화룡점정을 찍는 식객 2부 3권을 총천연색 칼라로 더 만들어 식객을 완성한다고 하니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식객 1부 27권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읽어서 일본의 유명한 음식만화에 견주어서도 결코 쳐지지 않는 만화라는 자부심을 가질질 수 있었다. 이제 2부의 첫 1권을 읽은 소감은 모든 페이지가 컬러라서 고기나 생선 그리고 김치 등 표현하기 힘든 것들도 잘 표현되었다는 사실을 느꼈고 세부적인 주방이나 기타 배경의 섬세함이 더욱 세련되어졌다는 사실이다. 여러 만화를 그려내는 허영만 작가로서는 이렇게 완벽한 만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마 분업화된 작업실이 있을 것 같은데 한사람이 작업한 것처럼 일사분란해 보인다. 물론 소재를 찾고 모든 줄거리를 만들고 인물을 그린 것은 분명 허영만 작가일 것이니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움을 맛보다'라는 큰 제목에 걸맞게 이번 작품은 그리움과 가족의 사랑을 담고 있다. 1화는 '대구내장젓' 2화는 '김해뒷고기' 3화는 '된장찌개' 4화는 '아이들을 위한 채소요리' 5화는 '보리밥 한 그릇'을 그려내고 있는데 한 화 한 화가 모두 맛깔스럽고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이란 한상을 둘러 앉아 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점점 한 사람은 스맛폰에 한 사람은 공부에 서로 다른 스케줄로 같은 상에 둘러앉기도 힘들어진다. 이번 식객은 그런 현대인들의 삶을 달래주고 한번쯤 한템포 쉬어가게 하는 마력이 있다. 3화 '된장찌개'에 등장하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와 그녀의 남편의 이야기가 바로 그렇다. <그냥밥집>의 사장이자 요리사인 주인공이 여러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는 음식을 소개해주고 있는 이번 식객은 정말이지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들을 되살려준다. 만화가 끝날 때마다 실제로 존재하는 식당을 소개해 주고 있거나 만화는 만화일뿐 이라는 후기를 통해서 취재차 만난 사람들에 대한 뒷이야기를 알려주는 페이지까지 모두 사랑스럽다. 실제 노엘라라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일상을 취재한 후 머리스타일까지 그녀와 비슷하게 그린 것은 미소가 슬며시 지어지게 한다. 물론 이 만화속의 일화들은 모두 허영만 작가가 지어낸 것이지 취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된장찌개로 다시 하나가 된 부부의 이야기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냉이와 달래를 캐어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만화장면은 일품이고 말이다. 그 밖에 마지막화인 '보리밥 한 그릇' 은 조계사에 숨어 있는 맛있는 보리밥집을 찾아가는 <그냥밥집> 사장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무가 된 친구의 이야기를 뭉클한 감동과 함께 만화로 읽을 수 있었다. 정말 명품 만화다. <식객>이 있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음식만화가 있다는 자부심과 자랑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