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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 사랑과 전쟁과 천재성에 관한 DNA 이야기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6월
평점 :
샘킨의 전작인 '사라진 스푼'을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만 읽어보아도 전작도 아주 훌륭한 책임을 알겠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도 꼽혔던 이 책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는 역시 읽어볼만한 책이었다. DNA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그리고 정확한 정보들 DNA발견에 공헌한 사람들의 역사 등 정말 많은 사실들을 품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왠지 더욱 지적인 사람으로 거듭나는 듯한. 그런데 역시 이과출신이 아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들이 리뷰를 쓰려고 하니 얼마나 난해한지.. 너무나 많은 내용들의 향연이라 그리고 사실 과학적인 내용들이라 여기에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이 책의 느낌이나 전달하면 모를까.
샘킨의 부모님의 이름에 우연하게도 모두 유전자를 뜻하는 '진'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놀랍다. 훗날 성인이 되어서 이렇게 유전자에 대한 글을 쓸 줄 알았을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 대한 농담을 자주 들었기에 처음에는 짜증도 났지만 나중에는 웃으며 자신의 운명이겠거니 했으려나. 어쨌든 멘델의 콩 이야기에서부터 이 책의 진가는 시작된다. 멘델이 수도원 원장님 즉 수도사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고(어릴때 알았어도 이미 기억이 안난다.) 나중에는 수도원 운영을 위해 정치적인 행동도 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멘델의 수많은 콩에 대한 실험들이 방대했고 하지만 대부분의 자료들이 소실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실까지도.
우리는 과학시간에 멘델의 콩 이야기와 함께 초파리에 대한 유전도 배웠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이 사실은 정말 위대한 발견이었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들이었다니.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았다. 초파리 과학자들(모건과 그의 조수들)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바나나를 이용해서 엄청난 초파리떼 속에서 실험을 했고 조수들의 헌신으로 어떤 방법들에 의해 점점 더 나은 실험을 했다는 사실도. 사실 멀러라는 인물도 유전자학에서 유명한 인물인데 어떻게 모건의 실험실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는지 나중엔 따로 어떻게 위대한 발견들을 했는지 정말 흥미로운 역사들이었다. 모건의 실험실에서 불리운 초파리들의 닉네임들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도 역시..이들은 훗날 노벨상을 수상한다.
샘킨은 이어서 DNA의 놀라운 악보 세로로 읽어도 가로로 읽어도 어떤 배열이 있는.. 유전자 문법과 통사론까지 등장한다. 미토콘드리아 등 드디어 DNA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서도 아주 자세히 나온다. DNA연구의 선구자인 수녀복을 입고 일하는 미리엄 수녀님의 사진과 이야기도 감명깊었다. 옥수수를 이용해서 연구한 매클린톡 역시 여성으로 은둔자처럼 살았다는 이야기등 이 책에서는 DNA와 함께 그것을 연구했던 연구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자세하고 손에 잡힐 듯 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이 위대한 이유이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들이 딱딱하지 않고 술술 읽히지만 사실 DNA라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것에 대해서는 이 책을 여러번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DNA를 연구하고 삶을 바친 연구진들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