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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재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현직 판사가 이렇게 소설도 잘 써도 되는거야? 라는 생각이 독자들로 하여금 들게 할(아마 나만 그러진 않았겠지) 짜임새 있게 잘 쓰인 소설이다. 3040세대가 공감할 만한 프레디 머큐리의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마치 주제곡처럼 흐르는 듯한 그 공간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애증어린 혹은 무한한 애정이 담긴 성인이지만 아직 아이같은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머니의 바램대로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법대에 들어가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 하지환판사. 어느날 발견한 어머니의 일기속에서 류머티스로 고생하고 독한 류머티스 약을 9년이나 장복하시느라 위가 많이 망가지고 끝내는 위암으로 돌아가셔야만 했던 고단한 일생을 읽어야만 했던 그. 어머니와 그의 고향인 신해시로 내려간 것도 어머니를 많이 추억해서일 것이다.
신해시의 판사로 재직중에 신해시의 내과의사로 일하는 고등학교 후배인 효린을 만나고 효린은 우연히 그의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류머티스 환자의 손이 아니라는 이야기에 의심을 시작하고 신해성모병원의 우동규 의사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를 속여서 류머티스환자가 아닌데도 퇴행성 관절염을 류머티스로 오인하게 만들고 의사인 자신을 맹신하게 만들어 9년이나 그 지독한 약을 먹었던 엄마.. 신해시의 환자 2천명이 넘는 수가 이런 작정한 오판으로 독한 약을 먹고 있었다. 제약회사의 리베이트와도 관련이 있었고 병원에서는 그저 환자가 몰리니 좋았을 수 밖에. 우동규의 만행을 알면서도 쉬쉬했던 동료선후배 의사가 많았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초반이다. 줄거리를 자세히 쓴 것이 아니다. 아직 초반의 이야기일뿐..
우동규와의 지루한 싸움과 어머니와의 추억과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중간 그리고 서연이라는 여자친구. 또 자신을 많이 도와줬던 경찰인 손경위, 또 자신을 많이 아끼고 좋아했던 후배 효린. 효린이 하지환판사를 공황장애임을 알아보고 정신분석을 해보라며 소개해준 정신분석가(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던)에게 받는 정신분석 등 여러 이야기들과 또 나훈아를 닮은 중학교때부터의 친구 동혁이의 난데없는 권총으로 인한 죽음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더 과거를 왔다갔다하며 어우러지고 있다. 한번 손에 잡으면 쉼없이 읽게 되는 가독성과 탄탄한 얼개와 스토리가 간만에 정말 잘 읽은 소설이었다. 더불어 나의 현재의 모습도 한번 정신분석을 해보게 되었던 특이한 경험이었다. 역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할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부럽다 이사람. 판사에 이렇게 소설까지 잘 쓰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