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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선생님의 방 - 대한민국 10대의 걱정이 희망으로 바뀌는 곳
권순이 지음 / 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순이 선생님의 방. 나도 내 학창시절 이런 진로상담선생님의 방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한잔 마시러 혹은 수다떨다가 보면 나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 그런 방. 순이 선생님의 방은 그런 방이었다. 여러 청소년 학생들을 상담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있었고 상담으로 해 준 선생님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중학교 2학년 한창 예민하고 고민이 많을 나이인 딸을 키우는 나에게 모두 적절한 것들이었다. 읽는 내가 힐링이 되었고 앞으로 딸이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너무나 든든하게 알려주는 책이었다.
사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오히려 더 떨어져 나도 아이도 고민이 많았다. 학원은 수학만 다니고 있었고 평생 같이 할 악기로 바이올린 레슨을 일주일에 한번 하고 있었는데 다 부질없고 남들처럼 영어와 수학학원이나 열심히 보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왜 대학을 가야하느냐고 하고 성적이 못 나온데 대해 그다지 큰 걱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이 나라는 대학을 잘가야 나중에 결혼도 잘 할 수 있고 친구들앞에 당당하고 등등..블라블라 잔소리를 해댔다. 하지만 순이 선생님의 방은 다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대학을 가거나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긴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한 힘과 삶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우는 반에서 가장 잘생겼지만 툭하면 장난을 치고 선생님의 말씀에 농담조로 수업분위기를 흐리기 쉬운 아이였는데 막상 상담을 해보니 공부를 못하고 부자가 아닌 가정형편을 부끄러워하는 아이였는데 의외로 가장 자신없는 부분이 외모라고 하는 것은 숨겨놓은 우월의식이며 가장 덜 부끄러운 것을 열등감으로 표출함으로써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공감이 크게 되었다. 현우는 자신과의 소통을 제대로 할 줄 몰랐던 것이다. 자신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오히려 장점을 부각해야 하는데 말이다.
진정성을 논하게 하는 진정성의 힘을 알려주는 상담내용이나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사람을 희망하는 아이의 당찬 꿈 등 다중지능에 관한 내용도 접할 수 있었고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주인의식을 부모들이 자주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젠 아이가 사춘기다운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을때 당장 눈에 보이는 급급한 내용들이 아닌 내 자녀가 이 아름답고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삶의 태도와 앞으로의 삶이 살만하다는 것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 깨우쳐야 공부도 스스로 할 마음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