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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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양장본에서나 보던 고급스럽고 견고한 양장본으로 만난 조너선 아이브. 아직도 살아있는 인물의 전기이고 스티브 잡스만큼이나 알려지지도 않은 인물인데 이렇게나 멋진 책이라서 더욱 놀라웠다고나 할까. 하지만 IT업계의 기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리앤더 카니의 '저자의 글'을 읽자마자 왠지 특별한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지하게 모르고 있었던 조너선 아이브란 인물을 알게 될 것이라는 흥분마저 일었다.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나 맥북, 그리고 아이패드같은 디자인의 뒤에는 모두 이 조너선 아이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조너선 아이브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기 그리고 대학시절을 읽다 보면 80년대의 영국과 미국 심지어는 금성제품에서 LG로 넘어가는 한국의 브랜드의 역사까지 엿보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픽사의 토이스토리가 빛나는 90년대 후반까지 그리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오게 되는 역사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산업디자인의 여러가지 뒷이야기까지 이 개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러가지 역사와 지식을 알게 되는 바람에 사실은 인문학서같은 책이라서 더욱 신이 났다.

 

앞서 저자의 글을 읽자마자 이 책이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적었는데 저자가 2003년도에 맥월드 엑스포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를 보고 이야기를 걸었다가 같은 영국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다가 약속에 늦어서 헐레벌떡 자리를 떴는데 자정이 넘어서 한 술집 바에서 다시 만난 조너선 아이브가 기자가 놓고 간 배낭을 들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나 유명한 사람이 잘 알지도 못하는 한 기자의 배낭을 매고 저녁 내내 다녔다는 사실에서 조너선 아이브의 인품을 엿볼 수 있었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이 기대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조너선 아이브라는 사람의 행동방식이라는 것이다. 큰소리치지 않고 항상 겸손하지만 야망이 넘치고 그 야망이라는 것도 자신이 디자인하는 제품이 일류가 되기를 바라는 그런 야망. 그리고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는 그. 그는 항상 애플이라는 조직을 중요시하고 나보다는 우리라는 말을 입에 올리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십대 시절부터 그가 스케치한 디자인과 각종 상을 수상한 디자인들은 남들을 특히 디자인계에 있는 교수들까지 놀라게 했고 그 업계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모두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 업계에서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듯 했다.

 

그러한 주변인들의 이야기와 뉴캐슬 대학시절 어떤 교육을 받고 실습을 했는지 그 모든 이야기 등 정말 세세한 그의 인생의 역사가 한 기자에 의해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뉴캐슬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을 후원했던 회사에 들어갔고 결국 그 회사를 합법적으로 나왔으며 같은 디자인에 몸담고 있던 알고 있던 사람들 셋과 뭉쳐 넷이서 디자인 회사를 꾸려나갔던 일 결국은 애플로 들어갔던 이야기들이 순식간에 읽힌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평전이나 전기는 손꼽았던 것 같다. 애플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스티브 잡스와 만들어 낸 수많은 디자인들의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멋진 책이 뿜어내는 소위 '간지' 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고 내가 모르던 세계를 조금은 알게 된 지식의 꿀을 맛 본 듯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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