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게 되어 영광입니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1
미나가와 히로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부터가 강렬한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의 작가는 처음 알게 된 작가였다. 미나가와 히로코. 여든이 넘은 나이라고 한다. 깜짝 놀랐다. 이 작품은 2011년인가 발표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현재 여든이 넘은 나이라니 말도 안돼 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책장이 넘어가는 것도 넘어가는 것이지만  18세기 런던의 상황을 너무나 이 소설에 적절하게 녹아내었고 난로로 만든 밀실이라던가 너무나 구조적으로도 완벽했기 때문이다. 스토리도 고증도 정말 훌륭하다. 여러가지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책들을 참고하긴 했지만 그녀만의 필체로 정말 잘 써내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인 <죽음의 샘> 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을 배경으로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해서 그 책도 이미 구입해 두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시대물을 읽는 듯한 느낌과 제대로 된 본격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 혼재했다. 당시 해부를 정당하게 할 수가 없었다는데 무덤에서 도굴꾼들이 훔쳐낸 시체를 구입해서 해부를 진행했던 대니얼 버턴의 해부작업실이 이 책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그의 다섯 제자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연극무대처럼 그들 다섯명의 특징들이 다 살아있다. 그 중 주된 또다른 주인공은 절세미남 에드워드 터너와 천재 세밀화가 나이절 하트이지만. 그들 모두 이십세를 전후한 나이임에도 어른스럽고 천재적이다. 나이절 하트는 이 해부교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그가 그려내는 해부세밀화는 후세에도 정말 중요한 정보를 줄 것이다. 아이를 잉태한 여인의 시신을 해부하는 경우가 없었기에 이번 시신이 중요했는데 그만 그 시신은 아름다웠던 도시의 부자이자 준귀족의 영애로 밝혀져 런던경시청에서 찾아오고.. 그 시신을 숨기려다 발견되는 또 다른 시체들에 대니얼 버튼은 어이없어 하는데.. 팔다리가 없어진 소년의 것으로 보이는 시신과 얼굴이 없는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하나는 특별히 밀실로 만든 난로 밑바닥과 해부실에서.. 이때부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불쌍한 소년의 과거와 영애의 과거이야기가 교차되는데.. 사실 소년은 그리 어리지 않은 17세 정도였다. 그 소년은 도대체 누구일까. 에드워드와 나이절은 그와 어떤 우정을 나누었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비밀이 한두개씩 드러나고 숨겨진 엄청난 것들이 밝혀지는데.. 안타까운 소년의 이야기도 그 소년을 알고 있었던 제자들의 이야기도 촘촘히 그 가운데를 관통한다. 정말 오랜만에 여러가지로 만족스럽게 읽었던 수작이다. 존경스럽던 여든이 넘으신 이순재 할아버지보다 더 또릿또릿하신 것 같은 미나가와 히로코님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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