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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까마귀 1
마야 유타카 지음, 하성호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붉은 까마귀. 마야 유타카의 예전 전작인 소설이었음에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작인 애꾸눈 소녀만큼이나 낯설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가 있달까. 1권 2권을 언제 다 읽을까 싶었는데 정말 엄청난 가독성으로 하루만에 두 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래서인지 한권 합본으로 가격을 16000원 정도 달고 나왔으면 더 많은 독자들이 읽을 것 같은데 아쉽다. 멋진 반전으로 유명한
마야 유타카의 작품들이 애꾸눈 소녀 이후로 이제야 출간되어서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계속 상복은 없어서
무관이다가 애꾸눈 소녀가 두개의 상을 휩쓸었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마야 유타카의 소설들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리라. 일본의
추리작가층은 정말이지 너무나 두터워서 정말 부럽다.
일본 특유의 외진 마을과 전통들을 보여주는
민속추리소설은 또 하나의 장르로 색다른 재미와 흥미로움을 주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는 외진 마을. 강을
중심으로 동촌과 서촌 나뉘는 제법 큰 마을인데도. 이 마을은 외진만큼 현대인의 삶을 거부하고 일본인의 전통적인 삶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다. 의복도 전통일본옷이고 악기도 가야금 비슷한 고토를 탈 정도로 그렇다. 동생인 아벨이 살해당했다고 생각한 형 카인은
동생이 6개월전에 거주했던 한 마을을 찾아나서는데.. 들어가기는 했어도 나올 수는 없는 마을. 마을에 들어가자마자 까마귀들의
공격에 정신을 잃고 스무 가구를 관장하는 가시라기에 의해 구출되어 그 집에 신세를 지게 되는데 부인 후유히와 딸 세미코는 하인들의
보살핌을 받는 등 예전의 조선시대의 마님과 머슴을 연상케 하는 구조이다.
마을에는 살아있는 신인
오카가미가 존재하고 오카가미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는 법이 없다. 오카가미를 알현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또한
60년전에 이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서 범인에게는 반점이 보이는 벌이 내리는 것으로 오카가미의 능력은 절대적인데...카인이
보는 마을의 오카가미는 전혀 힘이 없는 듯하다. 까마귀들의 공격도 또 이 마을에 새롭게 벌어지는 살인사건들에도.. 왜 동생인
아벨은 이 마을에서 오카가미의 옆에서 모시는 가노에님이 되었을까. 어떻게 외부인이었던 아벨이 가노에가 되었을까. 또 연금술사로
알려진 사람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 맞을까 그는 누구인가. 소설 중반부부터 어느새 등장하는 메르카토르는 마야 유타카의 천재
탐정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 사실을 알고 읽으면 재미있는데 처음엔 알지 못해서 메르카토르가 환영인가 환상인가 싶었다. 결국
메르카토르는 진상을 모두 알려주는데...사실 살짝 짐작도 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결말을 읽고선 다시 앞으로 앞으로 향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발한 트릭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