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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과학책 - 과학에서 찾은 일상의 기원,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동환 지음 / 꿈결 / 2013년 11월
평점 :
친절한 과학책. 이 책을 읽다 보면 왠지 나도 똑똑해지는 느낌이 든다. 비과학자가 쓴 과학책이라. 이런 분야의 책을 천
몇권씩 독파한다면 나름 전문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비과학도이지만 한권씩 두권씩 읽은 과학에 관한 책을 읽고 과학이라는
세계에 푹 빠져서 이후 엄청난 독서를 하고 나름 과학적인 칼럼도 쓰게 된 인물이었다. 문과형 인간이 과학책을 읽고 나같은 문과형
인간에게 쓰는 글이라서 엄청 읽기 쉽게 다가오면서도 여러가지 과학적인 상식과 사실들과 최신 과학까지 알게 해 주어서 고마운
책이었다. 시중의 그렇고 그런 책이 아니라 정말 전문가스러운..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이후에 가장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과
학과 일상은 분리될 수 없고, 분리되어서도 안 된다는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문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섹션 20에 걸쳐서 거의
전분야의 과학을 아우른다. 천문학에서부터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의 발견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발견인 아름다운 공식까지..작은 것의
차이가 큰 것을 만든다는 첫 섹션의 이야기는 정말 푹 빠져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인간과 침팬지 특히 보노보와의 차이는 정말
미세하다는 것 우리가 흔히 보는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보다 곤충같은 무척추동물의 종이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면서 이 지구가 멸망하려면 척추동물 보다는 무척추동물이 사라질 때 지구는 종말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인류가 당장
사라지는 SF과학소설적인 상황에서도 지구는 스스로 자정하여 다시 살아나지만 무척추동물이 사라진다면 반대로 인류는 물론 전 지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만큼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던 소중한 존재들을 인식하게 되었다. 아마존같은 무척추동물의 보고가
사라진다면 정말 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세계의 대륙이 한때는 판게아라고 불리우는 하나의
대륙이었다는 사실을 현재에는 다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이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베게너'는
이렇게 위대한 발견을 해놓고도 그린란드 탐사를 나섰다가 외롭게 추위에 죽어갔다. 1950년대에야 해양학자들이 바다 밑을 탐사하게
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지구에서 가장 크고 거대한 산맥은 대부분 바다 밑에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가봤던
하와이가 해저 산맥 중의 높은 봉우리가 수면 위로 올라와 생긴 것이라니..! 1963년 대서양 바닥이 확장되고 있으며 대륙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판(plate)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판 구조론이 드디어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대륙이 일년에 움직이는 정도는 단 2.5cm정도, 하지만 몇천년이 지나면 이 차이는 꽤 커지는 것이다.
이
러한 사실들을 보았을때 나란 인간은 전 지구의 역사속에서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사람들끼리 아웅다웅하면서 싸운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이 짧은 삶 속에서 행복하게 많은 것들을 알고 느끼고 살아가야만 한다는 의무감마저 생긴다. 이후 우연히 발견된
멘델의 이론, 아인슈타인의 아름다운 공식, 미토콘드리아같은 작은 세계, 남자와 여자같은 인간의 동물적인 면면 등 과학에서 찾게
되는 일상 속에 숨겨진 것들에 관한 우리가 알기를 거부했던 작은 것들의 세계를 알게 되면서 신비함과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다. 참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나름 심각하게 읽었던, 말 그대로 친절한 과학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