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카를로스 푸엔테스..스페인어권의 저명한 작가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작품들을 읽지는 못했었다. 파나마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성장하고 대학까지 나오고 이 작품 <블라드>도 멕시코가 배경이 된다. 그래서 확실히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휩쓴 작가답게 짧고도 굵은 작품이었다. 보통의 스릴러 작품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혔지만 역시 문학의 향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냥 작가를 모르고 읽었더라도 야 이건 뭐..문체가 대단한데? 하는 느낌이 들만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드라큘라의 원형인 트란실바니아의 왈라키아 공국의 왕인 블라드 체페슈의 전설적인 악행들이 그대로 들어나면서도 현대의 멕시코시티에 나타난 블라드의 모습이 정말로 오싹하고 음산했다. 아름다운 부동산 중개업자인 부인 아순시온과 열살난 귀여운 딸 마그달레나와 함께 아침부터 집안의 요리사가 요리해주는 맛있는 식사를 하고 출근하는 상류층의 사람들로 아쉬울 것이 없어보이는 변호사인 이브 나바로. 엄청나게 나이 든 변호사이자 사장인 돈 엘로이의 명령이자 부탁으로 블라드라는 인물이 살 곳을 찾아주고 집안과 절벽이 통하는 통로를 공사하고 집안의 창문을 모두 어둡게 하는 공사까지 진행을 해주는데...

갑자기 나타난 블라드라는 인물 때문에 이브는 온갖 혼란을 겪는다. 생일파티에 가야만 했던 딸아이는 가지 않았다고 하고 매일밤 사랑을 나누었던 열정적인 부인 아순시온은 몇년전부터 다른 것을 생각했다고 하고..도대체 이 세상이 환각인 것일까? 이브는 헛된 삶을 살았던 것일까. 블라드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진심으로 그 어떤 스릴러보다 소름이 끼쳤다. 이것이 거장의 힘일 것이다. 역사속에 실존했던 블라드와 나바로.. 중세부터 존재해 온 귀족의 피가 흐르는 그 무엇..신성한 그 무엇인 걸까. 예전에 보았던 영화 '여왕 마고'에서 나바로 공국의 나바로가 등장했던 기억이 난다. 먼지로 사라져야만 했던 그 무엇이 살아돌아온다는 것은 끔직하게 무서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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