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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블론드 데드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서지희 옮김 / 예문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데뷔작을 읽어볼 수 있다니. 넬레 노이하우스도 안드레아스의 작품을 읽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여형사가 다른 형사와 콤비를 이루고 강한 성격과 강인한 체력 그리고 사회성등 많은 부분이 살짝 닮아있다는 것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사악한 늑대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으니 더욱 그랬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짜피 여성이 연쇄적으로 살해당하는 이야기는
영국의 그 유명한 잭 더 리퍼 사건때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을 소설로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는 문체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
싸구려 소설이냐 아니면 심리묘사와 범죄학에 대한 세련됨이 유려한 소설이 될 것이냐 하는 것들 말이다. 이 책은 확실히 후자이다.
양팔을 가슴을 교차하듯 십자로 하고 머리를 땋아서 곱게 리본까지 드리우고 대신에 사체는 손상이
너무 심해 경찰 관계자들까지 구토를 하게 만든다. 이 무슨 지독한 범죄인지. 게다가 하나같이 아름다운 금발에 예쁘고 젊은 이제
사춘기를 맞이한 소녀들이다. 분명히 범인은 남성이며 어렸을 적 엄마나 누나에게 방치를 당하고 또다른 어른에게 학대를 당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라고 예상한 덧글을 써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어짜피 구입해서도 읽으려 한 책이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내가
얼마나 정확하게 썼는지 놀랄 정도였다. 예전부터 이런 사건들에 관심이 많았으니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FBI 범죄분석관이라도
되었을텐데...앗 이 무슨 곁다리인지..암튼 오랜만에 범죄 스릴러 추리소설다운 책을 읽었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을지는 짐작이 간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벌어졌고 그 이후에 안드레아스 프란츠라는 이름만으로도 엄청나게 책이 팔렸다고
한다. 넬레 노이하우스 덕분에 이렇게 그 전 시대의 유럽의 스릴러 소설들도 앞다퉈 출간되어서 이렇게 읽을 수 있어서 기쁘다.
영
블론드 데드는 분명 어디선가 많이 읽었을 혹은 보았을 내용이지만 읽을수록 신선하고 스릴이 넘친다.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 어린 소녀들이 희생되어야만 하는지 그 추악한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악한 늑대와도
일맥상통한다. 어린시절은 누구에게나 밝은 추억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많은 아이들의 아픔을 보듬고 사회의 소외된 곳에
방치된 아이들을 구하는 일들도 우리들의 할 일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어떤 범죄의 희생자가 될지
가해자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요즘은 중산층에서 잘 자란 아이들도 끔직한 짓을 저지르기 때문에 환경이 중요치 않다는 말들도 있지만
왜 중요하지 않겠는가. 멀쩡하게 잘 클 수 있는 아이들도 이상성격자로 클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데...그만큼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일들은 더 커져야 할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게 하고 스릴러 소설로서의 매력도 모두 갖춘 영 블론드
데드는 훌륭한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