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점자 배우는 아이
고정욱 지음, 엄유진 그림 / BF북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 엄마들이 모이는 카페에 가보면 아직 유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있다. 놀이터에서 그네타기 너무 힘들다는 것.. 줄
서서 기다리다 겨우 타면 어디선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온 더 어린 아이들이 타고 싶다는 칭얼거림에 몇 번 타지도 못하고 거의
뺏기다시피 한다거나 반대로 너무 오래 타고 있는데도 그 부모는 딴 데 보며 아이가 타는대로 냅둔다거나...생각해 보니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때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부아가 나기도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큰애는 중학생이 되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우리 아들은 자신이 몇 번 못타도 타려는 아이가 가까이 오면 바로 양보를 해주는 착한 2학년이다. 다들
점잖다고 매너 있다고 할 정도로..그런데 몇몇 남자아이들을 보면 장난이 도를 넘고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로 너무 산만한 아이들이
많은데도 그 부모는 잘 모르거나 정작 공개수업이나 상담에 와야 할 아이들의 부모들은 잘 오지 않는 것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남을 배려하는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지지 않기, 학원에만 잘 다니면 만사 오케이라는 어른들의 이기적인 생각때문에 아이들이
어른들로부터 배려심을 잘 못 배우기 때문인 것 같다.
<점자 배우는 아이>는
그런 아이들에게 간접적으로 자신과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임을 일깨워준다. 우리 아이들도 매우 감동했고 정전이
되어도 끝까지 연주를 한 동진이 덕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진이는 4학년생이고
바이올린을 켜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하는 아이이다. 그런데 갑자기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급성 포도막염이라는 것인데 원인은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치료법도 딱히 없는 모양이다. 급속도로 좋아지지 않아서 오늘 500원짜리만큼 보였다면 내일은 훨씬 더
적게 보인다고 한다. 동진이는 시력을 다 잃기 전에 마음이 급하다. 부모님들의 불화도 심해져서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리셨다.
직장에서 승진도 잘 안되고 모든 것이 동진이와 엄마탓인양 돌렸던 것이다.
동진이는 이지애
선생님으로부터 점자를 배운다. 그러면서 점자가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프랑스인 브라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여러 문명의 문자
탄생과 세종대왕 그리고 무슨 금속활자가 세계최초인지 그런 것은 외워도 누가 점자를 최초로 만들었는지는 관심이 없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실정에 맞게 점자를 만들고 보급하신 박두성 선생에 대한 것도 모른다. 엄마가 읽어주시는 박두성 선생님에 대한 책은 우리
아이들과 나도 빠져들었다. 고정욱님의 책은 벌써 여러권 읽었지만 실망한 책이 하나도 없다. 어쩌면 그렇게 소외당하는 아이들 그리고
놀리는 아이들의 심리와 상황까지 세세히 그리시고 하나같이 감동적인 그렇다고 억지로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닌 장난꾸러기 아이들도
빠져들어 읽을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그리시는지.. 너무나 읽기 좋은 문체와 문장으로 책을 내신다. 고정욱님의 동화는 믿고 읽을 수
있는 동화이다. 가끔 어떤 어린이책은 너무 유치하거나 문체가 너무 안 좋거나 한다. 고정욱님의 아동도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동문학이라 할 만 하다. 아이들이 놀리고 그런 아이들로부터 동진이를 감싸는 하은이와 사려깊은 담임선생님 덕분에 동진이를 심하게
놀리던 아이들도 뭔가를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 크리스마스의 동진이와 친구들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아이들은 동진이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이 읽는 참으로 따뜻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