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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새할아버지' 우용태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물총새는 왜 모래밭에 그림을 그릴까' 는 처음으로 읽는 우리 새 이야기라는
부제만으로도 왠지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대한민국 새할아버지 우용태 교수님의 명성은 방송이나 기사에서도
여러번 뵌 것 같다. 다른나라새가 아닌 우리새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고 어떤 이야기들이 얽혀 있을까. 실로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얼마나 새를 좋아하는 분인지 알 수 있었다. 소쩍새나 까마귀, 부엉이,꿩,두루미,학,까치 등이 우리새라면
서양에서는 피닉스라고 불리우는 불사조의 이야기와 아라비안 나이트의 로크라는 거대한 새가 있어서 신밧드가 그 새에 매달려 가는 장면
등을 언급해 주시는데 나 역시 어린 시절 그런 이야기를 만화나 영화에서도 보았고 매우 좋아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라 이 책이 너무
좋겠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이야기 보따리가 넘쳐나겠구나 라는..
이 책의 강점은 또한 까마귀며
까치, 갈매기 등을 시작할 때에 나오는 사진이 사진이 아닌 세밀화인데 기가막힌 세밀화라는 것이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른 새의
삽화들도 다 정교하고 너무 예쁘다. 실제 사진에서의 새는 살짝 무서워 하는 편이라 똑바로 못 쳐다 보는데 이 책은 세밀화라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까마귀'로 시작하는데 까마귀에 그렇게나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을 줄 몰랐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풀이부터 정몽주와 얽힌 까마귀 이야기까지. 까마귀는 썩은 고기와 동물의 사체는 물론 사람의 시체까지 뜯어먹는 습성이 있는데
독수리와 마찬가지로 전쟁이 나면 시체 주변에 모여들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을 많이 봤지만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이는 먹이
사슬과 같은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미생물이나 곤충 이런 동물들이 분해를 해주지 않는다면 지구는 죽은 사체들로 골머리를
썩을 것이다. 까마귀는 겉은 검지만 속도 검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조근조근 밝혀주고 있다. 행동이 활달하고 언제나 한결같은
울음소리를 내어 새로서 속임수를 쓰지 않으며 조선 태종때 '이직'이라는 분이 노래한 시조는 다들 알고 있을텐데 놀라운 사실은
필자가 죽은 까마귀와 백로의 표본을 만들면서 그들의 깃털안의 살이 까마귀는 하얗고 백로는 숯처럼 검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이직'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을까?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아마 그는 자연 과학에 많은 지식이 있었을 것이다. 위의
실험등을 통해서. 그 시조는 이렇다.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 소냐/겉 희고 속 검을손
너뿐인가 하노라> 너무나 잘 알려진 시조 그 시조 맞다.
'까치'는 우리나라에서 국조로
지정되었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러 도와 시에서는 까치를 선정하기도 했지만 잘못 알려진 사실이란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새인데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길조라고 여겼으나 서양에서는 블길한 새로 취급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가
관찰한 까치의 습성은 잔인하고 야비한 데가 있단다. 새를 조사하던 중에 멧비둘기 둥지에서 알을 훔쳐 먹는 것을 관찰하셨고
부상당한 멧비둘기를 여러 마리의 까치가 달려들어 잡아먹는 모습도 보았다고 한다. 꿩의 번식을 막는 것이 바로 까치라는데 꿩의 어린
새끼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요즘은 전봇대에 둥지를 틀어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런데 이를 보고 산야의
나무가 줄어들어 전봇대에 많이 만든다 혹은 제비가 감소한 이유를 두고 농약때문이라고 한다는데 필자는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는다.
까치나 제비의 습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그 습성에 대해서도 책에서는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만큼 우용태 교수의 새 사랑와
새에 대한 지식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이 밖에 비둘기, 갈매기, 기러기, 원앙이, 가마우지, 매,
독수리, 소쩍새와 두견이, 부엉이, 꾀꼬리, 파랑새, 두루미, 황새등을 소개하고 까마귀나 까치처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가끔 돈이 아까운 책이 있다면 이 책은 그 반대의 책이다. 책 한권에 이렇게나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흥미로운 사실들이
들어있다니. 초등학생들과 청소년들도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이다. 우리네의 속담과 옛이야기와 옛인물들과 우리네 새에 대한 자연과학적인
지식들이 어우러진 정말 책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