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자수 여행 2 -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 ㅣ 행복한 자수 여행 2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빨간머리 앤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었다. 그로부터 십몇년이 흘러
아이들이 어렸을때 재방송을 해주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빨간머리 앤과 다이아나의 우정과 마릴라 아주머니의 그 꼿꼿하면서도
정많음 그리고 매튜 아저씨의 희생정신과 앤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절절했는지.. 길버트와의 달달한 애정전선도, 그 전에 다투었던
학교시절의 에피소드도 하얀 벚꽃나무를 지날때도 자작나무길을 지날때도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책으로도 읽었지만 왠지 빨간머리 앤을
떠올리면 그 애니메이션이 먼저 떠오를 정도이다. 이 자수책은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내 유년시절과도 상관이 있는 빨간머리 앤.
앤이 있어서 행복했고 위로받았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오키 카즈코의 자수책은 이야기가
있고 향수가 있고 정말이지 예쁘고 아름다운 그런 고운 책이다. 자수가 너무 어려워 포기한다고 할지라도 화집으로 간직하고 있을 그런
가치가 있는 책이다. 빨간머리 앤의 저자인 몽고메리도 원예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고풍스런 정원을 좋아했다고 하니 이 책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저자가 그런 것들만 찾아서 엮어 내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몽고메리의 사촌이 살던 집을 모델로
삼은 '그린 게이블즈'는 초록 맞배지붕이라는 뜻으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그대로 재현이 되어 있어서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성지순례라도 하듯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그런 그린 게이블즈를 그대로 재현한 아름다운 집과 정원자수와 빨간머리
앤이 신었을 구두와 모자를 쓴 뒷모습..그리고 앤이 좋아했던 꽃들, 붓꽃, 미나리아재비, 들장미, 비누풀, 스위트피, 린네풀,
은방울꽃, 라벤더까지 하나하나 수놓은 예쁜 꽃들이 이 책을 그야말로 수놓고 있다.
그녀가
좋아하던 앤의 흔적을 따라 한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감회를 전해주면서 그녀가 수놓은 자수들을 똑같이 나열해 주니 소설과
애니메이션과 자수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린 게이블즈에서는 꽃 뿐 아니라 나무들도 많았고 앤도 역시 나무를 좋아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나왔던 벚나무에 '눈의 여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고 이 책에서도 너무나 예쁘게 표현되어 있다. 루피너스 들판을
수놓은 장면은 이 책의 백미이다. 여행길에서도 예쁜 들꽃을 만났고 양조장의 개와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붉은 돌, 사암을 표현한
것도 재미있었으며 예쁜 새와 블루 윈즈 티룸이라는 곳을 방문해서 표현을 한 푸른색의 자수들과 등대 순례를 통해 영감을 얻어 표현한
등대들도 너무나 앙증맞고 예쁘다. 맨 뒤에는 모든 표현된 자수들의 도안이 실려있는데 간단한 것은 한 번 따라해 보겠지만 집과
정원들은 언감생심 어렵다. 자수를 배워보신 분들이 이 책을 구입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엄청난 아이디어와 아름다운 자수표본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