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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케스트라 -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한 1년의 기적
이보영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5월
평점 :
한달전이었던가 두달전이었던가.. 무릎팍도사에 나온 용재 오닐씨의 토크쇼를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78년생이면
한국나이로 서른여섯. 너무나 해맑은 미소와 주름이 확 지는 환한 미소 모두가 용재 오닐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토크의
말미에 그가 출연했던 '안녕 오케스트라'라는 다큐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한 그의 모습을 꼭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다큐는 구하지 못해서 못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왔기에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중간중간 눈물이
어찌나 흐르던지 다 읽고 난 후에는 눈이 부어있었습니다. M사에서 기획하고 일년간 찍은 다큐라고 했습니다. 안산에 있는 다문화
가정중에서 홍보를 하고 글로벌센터의 도움을 받아서 선발한 스물다섯명의 아이들은 '다문화'라는 용어 자체가 차별을 주는 단어임을
새삼 느끼게 했습니다. 크로스오버 가수이자 뮤지컬 가수인 카이의 말을 빌어서요.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이 작은 아이들의 작지만
빛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역할을 맡았고 멘토를 맡았지만 오히려 그가 아이들에게서 받은 환한미소와 반짝이는 마음과
그들의 순수한 마음과 가슴 아픈 사연 속에서도 꿋꿋이 잘 버티는 아이들에게 감동을 받고 에너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책
을 읽다보니 스물다섯명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예쁘고 안타까웠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감화로 똘똘뭉친
아이들의 모습을, 점점 변화하는 과정을 확인할 때 정말 기뻤습니다. 어서 다큐도 찾아서 보고 싶습니다.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등의 악기를 다뤄본 적도 거의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3개월만에 용재 오닐의 7월 1일 '디토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두 곡이나
연주할 수 있었는지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 역시 바이올린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꾸준히 배웠고 연주하는 딸이 있기에
3개월만에 그랬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압니다. 역시 연습에 연습을 더한 아이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음악에 푹
빠진 아이들의 열정 덕분이었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왕따를 당할지라도 음악이 주는 위로와 다같이 함께 해서 가능한 일들은
그들을 용기있는 아이들로 만들었고 3천명 앞에서도 당당히 그리고 진지하게 자신들만의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
도움을 주었던 재능기부 선생님들과 카이선생님과 용재 오닐 선생님과의 일들, 그리고 기획을 맡아서 해 나간 이보영 피디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참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고 때로는 웃게 때로는 울게 만듭니다. 특히 가족들이 연주를 듣고 가족들을 위한 특별 연주가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에서는 나도 또한 줄줄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거든요.
연
말에 연주하는 단독콘서트 즈음에는 별도의 악보로 느리게 연주하던 헤라까지로 능숙하게 따라올 수 있었다는 대목에서 정말 아이들이
너무나 장했습니다. 스물 다섯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성취해 내는 과정들이 정말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꼭 읽고 그런 부분들은 따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큰딸도 운이 좋게 교내 오케스트라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연습을 너무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때에 비해서는 연습도 잘하고 연주실력도 늘었지만 본인이 좀 더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부분들은
아쉽기만 합니다. 이 아이들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에 음악에 푹 빠졌으면 좋겠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던 선욱이도 도중에 하차한
문성이까지도 악장을 맡은 준마리, 파트장인 아델리아, 선욱, 평은이. 콩고에서 온 다니엘과 단짝 형진이, 너무나 음악에 대해
진지한 그리고 카이 선생님의 유 레이즈 미 업이라는 노래에 맞춰서 틈틈이 혼자서 반주를 완성했던 원태, 자매인 현미와 현주, 또
다른 자매인 헤라와 수하..지금 책을 보지 않고도 술술 적습니다. 그만큼 이 책에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그들의 감동적인 콘서트에
다녀 온 기분입니다. 처음 연습을 시작하고 산만한 아이들이 용재 오닐의 비올라를 처음 듣던 날 음악에 빠져들던 장면은 계속
생각날 것 같습니다. '음악은 언제나 스스로 말한다'고 굳게 믿는 용재 오닐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중해서 그리고 눈을
반짝이며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이 선율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이 좋은 음악은 무엇이지 하는 모습으로 조용히 음악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몽키 티쳐라고 놀려댔던 용재 오닐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고 신뢰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마치
영화와도 같은 그 장면 꼭 다큐로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