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쁜 소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뭐랄까 별로 특별한 것도 없는 사건인데 작품 자체가 묘하게 잡아끈다. 처음 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가 떠올랐다. 마농이라는 이름이 뒤늦게 붙여진 소녀. 그녀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마치 아무런 체취도 풍기지 않던 향수의 주인공이 떠올랐다. 이 책이 시대작인가? 읽어보니 현대물이 맞다. 그녀가 머물렀던 마을의 축제 같은 곳의 묘사와 그녀에게 빠지는 사람들의 묘사에서 왠지 근대시대 내지는 중세시대가 떠올랐었는데 의외로 현대물이다. 읽으면서도 흥미진진해서 뒷부분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책이었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는 책이 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너무 예쁜 소녀는 항상 죽음을 몰고 다닌다.

그녀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자꾸 시체로 발견되고 무자비해 보이는 사건은 과연 정말 그녀가 일으킨 것일까? 어떻게 가녀린 그녀가 그렇게나 폭력성을 보일 수 있을까? 마치 짐승이 죽인 것 같은 사건에.. 그런 의외성이 놀랍도록 매혹적이다. 또 그러한 소녀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들의 모습과 그들을 지휘하는 한 고독한 형사의 모습은 또 하나의 멋진 주인공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지 묻는다. 미국의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나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 같은 매혹적인 시리즈를 이번에는 독일의 얀 제거스 작가의 마탈러 시리즈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작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다. 유럽의 스릴러 소설들이 봇물처럼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는데 스릴러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이처럼 재미있는 시리즈를 소개해 주는 출판사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암튼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이 작품은 1999년, 프랑스와 독일에 가까운 프랑스의 한 농가에 누더기 차림으로 거의 알몸으로 나타난 소녀의 등장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을의 과부였던 포샤드 부인은 천둥벌거숭이에 가까운 그녀를 씻기고 입히고 책을 갖다주어 문화인으로 키워낸다. 포샤드 부인과는 잘 지냈던 마농. 그런데 2000년의 여름 어느날 갑자기 부인은 병으로 숨을 거두고 갈 곳이 없어진 마농의 비극은 8월 초부터 시작된다. 독일로 들어가는 차를 얻어 탄 그녀와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고 태웠던 일행들...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짐작한 대로다. 그 중에서 살아남은 한 남자는 도망다니다가 경찰에 쫓기게 되고 자살을 하고 마는데...무엇이 그를 이토록 두렵게 했을까? 마농이라는 소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마농은 한 호텔에서 그 모습을 보이게 되고 함께 있었던 남자는 역시나 시체로 발견된다. 그녀의 안타까운 과거를 알게 되었을때 (과연 그것이 사실인지는 소설로 봐서는 약간 애매하다) 가슴이 아팠고 그녀가 보통의 일반인으로 돌아가기를 강하게 희망하게 된다. 일반인과 달리 너무나 아름답다고 피해를 입어서는 안되기에..아름다운 사람도 아름답게 살아 갈 권리가 있으므로..마탈러 형사의 시리즈가 계속 출간된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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