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고 그림 그리다 -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정진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나이 마흔을 넘은 지금 현재...이 책을 읽고 반성을 많이 했다. 마흔이 넘어 어느날 그림을 그려보다 어릴적 막연히 꿈꾸었던 그림 그리기를 일년 반 이상 하루에 몇시간씩 집중해서 그린 집념의 사나이. 12년동안 IT개발자로 일하고 현재는 행복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을 한다니 정말 이 그림그리기는 지금 그 기업의 사내문화센터처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강좌 비스무리한 모임이 됐을 것이다. 이 책에서 본 모임의 얼굴들 표정이 매우 밝은 걸 보니 그럴거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화가도 정식 미술수업을 받은 사람도 아닌 정말 그림그리기라고는 어릴때 해보고 처음이었던 사람이라면..? 그렇다. 그는 화가도 아니고 정식으로 수업을 받은 사람도 아니어서인지 몰라도 처음에 책을 호기심에 읽었을때 그림이 뭐 이래? 이 정도 가지고 책을 낸건가..싶었다. 더 잘 그리는 사람도 부지기수일텐데 그런 사람들은 일일이 책을 내지는 않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은 거기까지 인거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정말 힘든 작업을 따로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림그리는 초기의 그림과 일년반이 훌쩍 넘은 최근의 시기의 그림은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 한마디로 계속 발전가능성이 있는 예비화가인 셈이다. 특히 공항이나 동네 카페의 모습같은 그림은 아주 좋다. 매일야채같은 병이나 작은 것들을 보고 그리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좀 별로다. 완전 세밀화처럼 그리던지 아니면 패션그림을 쓱쓱 그리는 펜선만 살려 그리는 삽화가의 그런 센스도 모자르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작은 것을 보고 그린 세밀화였던 것 같다. 뭐 그것도 나날이 발전하시니 곧 엄청나게 세밀한 그림이 탄생할 것 같다.

 

암튼 그래도...정말 그림이라고는 마흔 넘어 처음 잡아본 아저씨가 일년 반을 몰입해서 얻은 결과는 엄청나다. 몇시간씩 꿈적않고 앉아야 탄생할 것 같은 그림들...사실 말이 쉽지...이 책을 읽자마자 나도 그림을 너무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다 귀찮아졌다. 아 언제 저런 그림을 그려...그 시간에 책이나 읽어야지. 그래도 이 책은 희망을 주는 책이다.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듯이 이렇게 오롯이 몇시간동안 그림에 몰입해서 있다보면 뭔가 화가 풀리고 스트레스가 풀릴 것만 같다. 이 책을 지은 저자도 그림을 그리기 전의 삶과 그 후의 삶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 가족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그림그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니 아이들은 얼마나 좋은 영향을 받을까. 주말마다 그림 그리기 좋은 장소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가르침이며 배움인가. 완전히는 못해도 조금씩 따라해 보고 싶은 책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런 초보자를 위해 이 책은 아주 친절한 책이다. 여러가지 유용한 인터넷 싸이트를 알려주고 그림그리는 도구와 그림그리는 법을 여럿 가르쳐준다. 중학교에 올라갈 우리 딸도 흥미를 가지고 봤다. 자기도 이렇게 그려보고 싶다고.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이런 시간을 나도 꼭 한번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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