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ㅣ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서지희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읽기 전엔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싶었는데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참 공감이 간다. 영화 '올드 보이'의 최민식처럼 이유도 모른채 감옥같은 유리상자같은 공간에 갖혀 몇년을 살아가야 한다면.. 게다가 압력이 높아지는 고문같은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면...배설도 통에, 먹는것도 매일 같은 것을 돼지우리에 주는 것 같은 통에 받아서 먹어야 한다면...그런 상황에서 일년이라도 버틸 수 있을까? 그녀는 인간으로서 한계를 버텼고 자비를 구걸하지 않았다. 만약 유리상자같은 곳에서 바로 꺼내어 진다면 높은 압력속에 살았던 그녀는 내장부터 파괴될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왜 그녀를 이토록 괴롭히는가. 목소리만 들리던 나이 든 여성과 남자의 분노에 찬 목소리는 왜 그녀를 납치했는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동료를 잃고 한 동료는 총에 맞아서 전신불수가 되고 자신만 살아 남은 한 열혈 형사가 있다. 그는 돌아왔고 경찰서 내부적으로 성격이 강한 그는 골칫거리가 된다. 그런 그를 윗선에서는 '특별 수사반 Q'라는 신설반을 만들고 반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무 지원도 하지 않은 채. 기지를 발휘해서 그는 자신을 돕는 똑똑한 비서이자 유능한 수사관같은 '아사드'를 얻는다. 그가 알아내는 정보들은 상당하다. 미국드라마 등에서 보면 천재같은 똑똑한 부하가 한명씩 등장하는데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밖에 사무실에 필요한 집기들도 얻어낸다. 특별 수사반장이자 우리들의 주인공 '칼 뫼르크'에게는 그러한 카리스마와 사건을 해결하는 뛰어난 직감이 있다. 아 참, 이 책의 저자인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책은 처음 접하는데 덴마크의 스티그 라르손같은 느낌도 살짝 났다. 그만큼 두꺼운 책임에도 몰입해서 읽게 된다. 등장인물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상세하고 묘사와 감정 표현이 매우 뛰어나다.

'칼'은 미해결된 사건 파일들을 찾아보면서 특별 수사반을 꾸려가는데 그 중에 '메레테 륑고르' 사건에 관심을 갖는다. 배에서 빠져서 죽었다고 여겨진 그녀의 시체는 발견된 적이 없고 실종으로 가닥이 잡혀지면서 그녀의 실종과 관련된 과거의 행적들을 조사하는데...의문의 남자가 등장하고 그녀는 사랑하는 남동생이자 아이같은 지능을 가진 동생 '우페'를 두고 사라질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챈다. 그녀는 왜 누구에 의해 실종되었을까. 유능한 부하인 '아사드'와 병원에 누워있는 그의 동료 '하르뒤'의 통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납치된 그녀- 메레테는 죽었을까. 과연 수사반에 의해서 살아날 수 있을까. 책은 사건을 수사하는 칼과 납치된 메레테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로 교차되다가 점차 현재로 다가오는데 그 기법도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개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유시 아들레르 올센이라는 작가의 두번째 특별 수사반 Q의 이야기도 매우 기다려진다. 새로운 멋진 작가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