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조건 -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바스 카스트 지음, 정인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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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조지 베일런트의 유명 저서인 '행복의 조건'을 아주 만족스럽게 읽어서인지 비슷한 제목의 선택의 조건도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바스 카스트는 독일사람이라서 독일인의 눈으로 적어나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인간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인간들은 늘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다못해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고 해도 31가지가 넘는 아이스크림 진열대 앞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그래서 결국 고르더라도 다른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다른 선택지의 우월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을 가지게 된다. 아쉬움과 함께. 이 책은 과거보다 기계의 발달로 가사가 편해졌지만 설문을 통해서 그닥 과거의 여인들에 비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것도 꽤 비중있게. 세탁기가 냇물가에서 하던 빨래를 대신하고 진공청소기가 앉아서 일일이 닦아야만 했던 청소를 대신하고 심지어는 로봇청소기까지 등장하는데 왜 현대 여성들은 더 큰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가 실제로 바베큐 파티를 통해서 느꼈던 일상들을 함께 보여주면서 그러면서도 인지과학같은 어떤 데이터를 꾸준히 보여주면서 읽기에 재미도 있고 지적인 완성도도 있는 그런 저작물을 우리에게 펼쳐주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괜히 아마존의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소비의 시대에 살면서 수많은 결정을 해야만 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은근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계문명 속에서 그 변화를 다양하게 수용하고 따라가야만 한다. 과거보다 인간간의 소통도 줄어들고 요즘은 SNS를 통한 교류가 많아지고...휴대폰 없이는 한시도 생활할 수 없는 현대인들의 삶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쉴새없이 인터넷으로 뭔가를 찾아야만 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얼마전 '인간의 조건'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다큐를 보았는데 일주일간의 TV, 휴대폰 금지의 생활 속에서 하릴없이 낙담하고 심심해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보는 세상은 늘 휴대폰으로 시선이 가있는 다른 동료들의 뒤통수였다. 이런 것이 과연 인간의 참모습일까. 교류일까. 정말 앞으로의 세계가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선택의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실험들을 보여 주면서 인간들은 오히려 서너개의 선택지가 있을때 행복해 하지 몇십개의 선택지가 있을때에는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고 더 잘 안 팔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부는 사람들을 떨어뜨려 놓고 신뢰속에 살기 힘들게 하고(부자들의 식사를 보면 아주 멀리 떨어진 자리를 볼 수 있다. 누군가의 시중속에 럭셔리한 식사를 하고 대화없이 신문을 읽고 일어서는 수많은 장면들을 보았다.) 수많은 자유와 돈은 버릴수록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들게 하고 또 사유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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