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은 왜 변기에 사인을 했을까? - 명화로 배우는 즐거운 역사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안토니오 밍고테 그림, 김영주 옮김 / 풀빛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아동주니어 출판사 풀빛에서 명화로 배우는 즐거운 역사 이야기가 나왔다. 둥글둥글 시리즈로도 유명하지만 이렇게 단행본으로 나오는 책들도 참 마음에 든다. 우리가 요즘에 들어서 자주 접하는 뒤샹의 변기 작품(?) 에서부터 르네상스시대 고전시대까지 아우르는 표지에서부터 재미있는 예감이 든다. 어 그런데 이 책은 둥글둥글 시리즈처럼 국내작가의 기획물이 아니고 해외작가의 글이다.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글에 삽화가도 안토니오 밍고테이다. 즉 해외에서 이미 출간된 책을 번역한 책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현재 접하는 명화들은 거의 다 서양화거나 서양의 조각들이다. 아무래도 이탈리아나 스페인 독일 영국등에서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더 이런 명화를 가까이 하고 접했으리라. 그래서 이 책은 해외작가의 책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해외에서도 2010년에 발간된 따근따근한 책이다. 머리말에서 작가는 이 책을 읽을 학생들에게 말을 건다. 미술의 세계라는 여행을 떠날 것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에는 멋진 화가 안토니오 밍고테 선생님과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이 글을 읽는 나도 두근거린다. 작가가 예고한대로 밍고테 선생님의 삽화는 이 책에 실려 있는 작품만큼이나 멋지다.

 

자 첫 여행은 어디로 떠날까? 바로 피카소이다. 그런데 다른 미술사가들의 책과 다른 점이 처음부터 감지된다. 바로 화가들이 아이처럼 그리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피카소는 나이가 지긋이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배우는데 평생이 걸렸다." 앙리 마티스는 아이처럼 종이 오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폴 고갱은 타히티에 그림을 그리러 갔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다른 화가들이 그린 말은 모두 똑같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목마다." 바로 유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미술사에서의 움직임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을 아동들, 학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뿌듯해 할 수 있도록 느끼기 위한 작가의 첫 시도와 배려가 돋보인다. 십여년 전 오손 웰스의 영화 '시민 케인' 을 보고 느꼈던 벅찬 감정과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로즈 버드라는 수수께끼 단어를 이 책에서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서는 미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 놓는다. 5만년전의 인류의 역사속 세계로.

 

이집트의 파라오와 이집트 고대종교에 의한 미술의 역사와 투탕카멘의 저주, 인디아나 존스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해서 어른인 내가 더 열심히 읽은 책이었다. 명화를 통한 세계의 역사 이야기 속으로 정말 푹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르네상스의 시대와 베네치아의 미술,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이야기, 플랑드르 파, 앵그르와 고야, 들라크루아의 유명한 자유의 여신을 그린 작품이나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등은 모두 역사속 상황을 고발한 작품이라는 것을, 인상파, 마티스 그리고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고학년, 중고등학생, 성인까지 모두 재미있게 미술사와 진짜 역사 그리고 화가들의 이야기까지 아우르며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