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쉘 실버스타인은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작가의 이 책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제가 어린 시절에도 읽었었고 지금 초등학생들에게도 필독서로 지정된 학교가 많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삽화까지 작가가 직접 그려서 더욱 감동이 있지요. 그런 작가의 생전에 출간된 적이 없는 미발표작으로만 꾸려서 출간된 특별한 책이 바로 이 책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고 합니다. 참 소중한 책이라서 특별히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릴때의 그 감정이나 감동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는데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줄거리가 있는 책은 아니었고 산문같은 시와 직접 그린 삽화가 역시나 등장하는데 내용이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하고 놀라운 책이었습니다. 상상력의 극치를 느낄 수 있는 책이지요.
표지만 봐도 다소 엉뚱하면서도 놀라운 상상력의 책일 것이란 느낌이 팍팍 왔었는데 역시 내용도 그랬습니다. 이런 작가가 너무나 궁금해서 작가소개를 더 열심히 읽어봤더니 시인이자 극작가이자 연기자였으며 화가이자 만화가이자 그래미상을 수상하고 오스카상 후보에도 오른 작곡가라고 합니다. 세상에 화가이면서 음악가라니. 이런 팔방미인은 처음 봅니다. 재능을 하나만 갖기도 쉽지 않은데 정말이지 가히 천재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서 다시금 글을 읽어나가니 과연 보통 사람과는 뭔가 다른 포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시작은 이렇습니다.
지금부터 몇 년 동안
네가 잠깐 이 시집을 휙휙 넘겨도
나는 네 얼굴을 볼 수는 없겠지.
하지만 아주 먼 어느 곳에선가
네 웃음소리를 들을 거야. 그러면 나도 미소 지을게.
시집을 읽다보면 어린 아이들이나 상상할 법한 엉뚱한 이야기가 피식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유머스러우면서도 엉뚱한 시 안에 철학적인 내용이 숨어 있을 때가 많아서 공감하며 음미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화같은 내용도 있고 어린이들이 쓴 시 같아도 역시 대가의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여기서 다 소개할 수는 없고 철학적인 시들은 직접 책에서 확인해도 될 것 같습니다. 초중고생들이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고 성인들이 읽으면 더욱 특별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병따개
이빨로 병을 땄더니/ 나보고 촐랑이래. //이빨로 병을 땄더니/ 나보고 멍청이래.// 이빨로 병을 땄더니/ 나보고 합죽이래.
졸음
저녁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내 게으른 발이
막 잠이 들었어.
소리치고 비명을 질렀는데
꿈속의 일이었어.
에이........이놈의 발을 깨워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