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은 기사와 용 지그재그 21
멜리사 앙틸 지음, 필립 제르맹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개암나무의 저학년용 지그재그 시리즈는 정말이지 너무 괜찮습니다. 아이들도 좋아라 하지만 나 자신도 읽다보면 어느새 동심에 푹 빠지게 되거든요. 게다가 재미있는 줄거리와 멋진 삽화를 보다 보면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메세지가 너무나 건전하고 훌륭하답니다. 이 책은 우정과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참 예쁜 책입니다. 기사와 용은 옛날부터 오히려 반대의 개념으로 서로 싸우는 존재들이지요. 이 책에서는 그런 기존의 기성적인 면들을 타파하고 오히려 우정을 나누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음유시인이 되고자 숲을 거닐고 있던 어린 기사 에티엔느와 엄마 아빠가 참가하라는 불꽃 뿜기 대회를 왜 나가야 하는지 너무 싫어하는 용 뱅자맹이 그 주인공들이지요. 그렇게 서로 하기 싫은 일을 피해서 숲을 거닐던 중 만나게 되는 두 주인공은 서로를 잡아먹거나 해치지 않습니다.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집니다. 답습해 오던 과거로부터 벗어나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너무나 새롭습니다. 오히려 그 둘은 같이 여행을 하게 됩니다. 서로가 대화가 통한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대화가 통하고 서로 위안을 주는 친구들은 오래 갑니다. 그런 우정이 진정한 우정이기 때문이지요.

 

불을 피워야 하지만 불이라면 질색을 하는 뱅자맹을 위해서 불을 피우기를 포기하는 장면에서는 이 세상에 나와 맘이 통하는 친구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똑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지 아이들이 어렴풋이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서로를 지켜냅니다. 에티엔느가 잠에 곯아떨어졌을때 못된 꼬마 악마가 에티엔느의 투구를 훔쳐 달아나려고 하자 그토록 싫어하던 불을 내뿜어 투구를 찾아온 일이며, 이번에는 용을 구하기 위해서 산적들을 재빠른 칼솜씨로 본때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신이 납니다. 어린 기사가 매일 배웠던 검술이나 말타기가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불을 정말 피워야 할 때에 보다 못한 뱅자맹이 불을 뿜어주어 쉽게 불을 붙일 수 있게 하는 장면이라든지 영주의 성에서 에티엔느는 음치인 자신이 음유시인이 될 자질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어 본업에 충실하게 된다든지 뱅자맹이 부모를 만나 불꽃 뿜기 대회에서 에티엔느를 불꽃으로 그림으로서 큰 성과를 얻는 장면들은 처음에 과연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좋아할까? 라고 생각하던 책을 너무나 훌륭하게 끝맺어 줍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유럽의 기사나 용의 이야기를 해주고 그 시대를 살짝 이야기 해줄 수 있는 멋진 스토리텔링 시간이 될 수 있었구요. 마지막에 기사가 성장하여 그의 방패에 새겨진 용의 그림은 어른들에게는 진한 감동마저 줍니다. 유럽의 가문에 용의 그림들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원천적인 이야기라고 상상해 보면 정말 즐거운 상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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