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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0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렛미인의 작가는 오랜 시간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지만 어떤 곳에서도 출간하자는 연락이 없었다. 이야기가 너무 이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저자인 본인조차도 이 책이 과연 출간될 수 있을까 싶었다고 한다. 오히려 작은 출판사 대신에 소설보다는 상품성이 있는 책들을 출간하는 출판사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원고를 보냈는데 대번에 출간하자는 연락이 왔고 출간되자마자 북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영화화 되었으며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까지 알려진 독특한 작품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는 이 책의 뒷이야기에 과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도 영화화 되었다. 영화에 등장한 소녀는 벼락스타가 되었고. 어떻게 이렇게 매력적인 이야기가 외면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발견이 될 것이었으며 이러한 성공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무슨 이야기가 이래 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적어도 내게는 엄청나게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밀레니엄에 버금가는...
영미권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매력들을 풍기는 북유럽권의 작품들...추운 날씨와 스산한 숲이 이런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렛미인을 읽으면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 눈에 훤히 그려졌다. 무서운 숲에서의 일들도...뱀파이어 소설은 조금 유치한 것 같아서 읽다가도 금방 포기하곤 했다. 트와일라잇 같은 작품도 내게는 잘 읽혀지지 않았다. 미스테리하고 어둡고 기묘한 이야기에도 매료되는 나로서는 이 작품만큼 구미에 당기는 작품도 없었다. 뚱뚱하고 소심한 소년, 어두운 장르의 시리즈물을 읽기를 즐기는 소년, 왕따를 부르는 소년이 바로 오스카르였다. 그렇다고 왕따를 당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소년들의 세계에서는 그렇게 여겨졌을 수 밖에. 욘니라는 아이와 그 패거리들은 오스카르를 잔인할 정도로 심하게 왕따를 하며 신체적인 모욕감을 안긴다. 외딴 마을에서 아버지가 없이 자란 불량청소년인 임니라는 형이 욘니라는 녀석을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나름의 가정상황을 다 들여다 보면 그 아이들이 왜 그런 행동들을 할까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이 작가는 바로 그런 점이 탁월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저 그런 왕따를 가하는 할 일 없는 인생들이나 본드에 취한 청소년마저도.
그리고 이백년을 넘게 살아온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한 뱀파이어가 있다. 친구 하나 없는 오스카르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소녀 아니 소년 아니 소녀인가...그것은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그 아이는 한 어른이 살인을 해서 가져다 주는 피로 연명해서 살아간다. 그런 식으로 살아온 것이다. 그러니 역사속의 피를 빼는 기괴한 살인사건에는 그 아이가 연관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해서 연쇄살인마가 된 것이 아니었지만 점차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기괴하리만치 생명력을 가진 또 다른 악마가 되어 버린 남자. 질기게도 살아남는 장면들은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마치 터미네이터에서의 기계인간처럼. 살점이 튀고 뼈가 바스라져도 질기게 살아남는 장면들은 이 소설을 슬래셔 무비처럼 단숨에 변화시킨다. 그래서 이 소설은 무척 기괴하다. 게다가 어린아이면서 높은 곳에서 공격하며 사람을 뱀파이어로 만들어 버리는 소녀의 모습과 마지막에 오스카르를 구원하는 장면들은 기묘하며 기괴하며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치고 제대로인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아동을 성의 대상으로 선호하는 역겨운 인간들까지. 보통의 인간세상은 그래도 살만하다. 하지만 어느 어두운 구석에서는 이 소설보다 더한 현실이 숨어 있다. 실제 인간세상에서의 어느 지역에서는 상상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고나 할까. 이상한 작가이며 이상한 소설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