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참 따뜻한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소설을 만났습니다. 다 읽고 나면 '인간의 대한 예의'라는 책 제목을 생각나게 하는 이 책의 제목은 '공항의 품격'입니다. 읽다보면 역시 인간의 품격이라고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소설들 중에서도 추리를 가미한 미스테리한 소설들과 '신의 카르테' 나 이 책처럼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배려와 예의를 갖춘 소설들을 주로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런 취향에 딱 맞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아마 신의 카르테나 '촌마게 푸딩'을 재미있게 읽는 독자라면 아하 하고 입맛에 맞는 책일 것입니다.

 

예전에 코엑스에서 유모차를 밀고 가는데 유리문을 힘껏 열어서 지나가는 백인 남자와 유모차에 탄 아기를 뒤따라 6살난 아들과 함께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앞서 그분이 힘껏 문을 열었기에 슬쩍 들어가려고 했는데 충분히 문이 닫히기까지 여유가 있었음에도 화들짝 놀라며 문을 잡고 있지 못했음을 막 사과합니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여러번...알고 보면 제가 잘못한 것인데 여자와 어린 아이가 있는데 문을 잡아주지 않은 것을 스스로 탓하는것 같았습니다. 속은 어떨지언정 보이는 것으로는 왠지 내가 인간으로서 대접받는 것 같고 뭉클해졌습니다.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이런 젠틀한 매너가 없는걸까.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소설을 읽어도 무뚝뚝한 그네들 가운데 여자들을 보호하고 알게 모르게 신사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을 책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설에서는 거의 찾기가 힘든 것입니다. 공항의 품격도 읽다보면 그런 배려를 정말 무지하게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노인에 대한 배려, 여자에 대한 배려, 연장자에 대한 배려, 무엇보다 자기 여행사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공항에서의 배려들이 정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할 정도로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처음엔 한직이라며 고민하고 싫어하던 주인공도 결국은 공항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공항의 품격이라는 것에요. 마음이 정말로 따스해지고 훈훈해지기를 원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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