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인생
제이시 두가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문학사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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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인생이다. 어쩜 이렇게 통째로 어린 시절 그 황금같은 시간을 도둑맞았을까.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일이다. 어린 소녀가 성인 남자의 욕망에 의해 납치되어 무려 18년간을 갇혀 살다니. 게다가 그 악질같은 인간의 아이를 둘이나 낳게 되다니. 나라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었을까. 그녀도 딸들 때문에 그 세월을 버티고 살아남았던 것 같다. 제이시 두가드... 그녀는 1991년 6월에 불과 11세에 납치되었다가 2009년 8월 26일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살아있었던 것이 기적같은 일이었다. 보통 성범죄자에 의해 납치된 아동은 삼일이내에 죽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딸이 12살인데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다 큰 성인남자가 어떻게 어린 여자아이를 범할 수 있는가. 그것도 18년간을 갇혀살게 하면서. 마약이라도 하는 날에는 '달리기'라는 요상한 짓거리를 밤새 했다고 하니 제이시는 어떻게 그런 일들을 밝힐 용기를 가지게 되었을까. 풀려난지 2년뒤에 이렇게 직접 자신이 겪은 일을 책으로 냈다는 것은 그녀가 무척 똑똑한 사람이라는 반증이다. 일반인들도 글을 쓰기가 어려운데 제대로 교육도 받지 않았고 어린 시절에 배워두었던 영어실력으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으니 말이다. 만약 납치되지 않았다면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 있을 정도로 똑똑한 아이였을 것이다.

 

한 아이의 인생과 영혼을 파괴시켜버린 짐승같은 인간의 이름은 필립 가리도. 그는 이미 성범죄 전적을 가지고 있어서 보호관찰되던 사내였다. 그런 사내의 집의 뒷뜰에 작은 상자같은 임시창고들을 어떻게 모르고 지나갈 수 있었을까. 18년이 지나서야 보호관찰관들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필립을 체포하게 되어 이 사건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도대체 언제까지 필립의 집에서 살고 있었을까. 필립 가리도는 431년형을 언도받았고 그의 부인 낸시는 이 모든 일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심지어 납치 당시에도 필립을 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36년형을 선고받았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낸시는 가혹한 고문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립도 신체에 폭력을 가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작고 여린 소녀를 반복해서 강간한 것 자체가 엄청난 폭력이다. 이 말도 안되는 사태에 대해 미국정부는 20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니 그나마 남은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일이었다.

 

제이시 두가드는 그저 숨어살기 보다는 이렇게 자신과 같은 일들을 당한 피해자나 납치된 가족을 위해서 유괴 피해자 가족을 위한 재단을 설립한다고 한다. 정말 이렇게 용기있는 아가씨가 있을까. 자신의 일을 쉬쉬거리고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서 몰래 살며 이 모든 일들을 덮어버리고 트라우마에 휩싸여 살기 보다 이렇게 드러내놓고 자신은 엄청난 사건의 피해자임을 고시함과 동시에 그 모든 것들은 인생에 있어서 인생낙오자가 되게 하는 일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을 아래로 하고 일어서려는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에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그녀가 지옥같은 나날동안 썼던 일기들도 너무나 가슴 아팠다. 이 책을 흥미 위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 전체가 감시하고 어린 아동들을 위해 어른들이 서로서로 보호해 주는 눈길을 보내야 할 것이라는 각성이 들었다. 29살의 제이시 두가드. 당신을 응원합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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