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지음, 한진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개봉했던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의 원작자인 새러 그루언의 신작소설 <보노보의 집>을 읽었다. 동물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저자의 책답게 보노보라는 침팬지와 닮아서 구분하기 어렵지만 또 다른 '보노보'라는 유인원이며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는 영장류를 직접 만나보고 이 소설을 착안했다고 한다. 인간의 언어를 수천개나 알고 있는 '팬배니샤'라는 암컷 보노보에 바쳐지는 소설이다. 책을 잡자마자 끝까지 놓칠 수 없는 책이었다. 올해 들어 읽은 책중에 단연 너무나 재미있었고 말이다. 헐리우드식의 엔딩이나 스토리의 우연성이나 뻔한 전개에도 보노보라는 유인원을 생각하게 만들고 아끼게 만드는 점은 그냥 보노보만 등장시킨 채 인간들의 구경거리가 되어버리게 만들어 버릴까 우려했던 처음의 생각들을 말끔히 불식시키고 오히려 동물을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만큼은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멋진 소설이었다. 게다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책을 읽는 동안 영화 한 편을 온전히 보고 나온 느낌이 들었다. 깔끔하게 정리되는 엔딩까지 멋졌다. 흐릿하거나 비극적인 엔딩을 질겁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엔딩을 선사할 것이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지에서 특종을 맡으려는 '존'은 보노보를 직접 취재하고 그들을 보살피고 언어학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사벨' 이라는 긴 머리를 찰랑거리는 정말이지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자신의 매력을 잘 모르는 채, '보노보'와 수화로 대화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에만 관심이 온통 있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바로 이 책 뒷표지에 있는 보노보들에 대한 전문가이며 과학자인 '바네사 우즈'를 모델로 한 것임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존은 보노보들에게 다행히 환대를 받고 그들에게 엄청난 감명을 받은 채 떠나고 그 뒤로 '실리아'라는 조수와 함께 있다가 실리아가 운좋게 커피를 사러 간 사이에 의문의 폭발사고가 나고 '이사벨'의 고운 얼굴이 그만 망가지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동물을 실험하고 파괴한다며 그럴 바에는 그 동물들이 죽는 게 더 낫다는 해방군들의 짓이다.(그런데 과연 그들의 짓이 맞을까?) 보노보의 실험을 인정하고 보호해 준 대학의 고위담당자도 협박에 못이겨 보노보들을 다른 곳에 팔아버리는데 바로 유료방송에서 성인방송으로 유명한 '켄 폭스'라는 작자가 돈을 벌기 위해 유료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보노보의 집'이라는 리얼리티 방송을 하게 되는데.. 보노보의 특성상 자주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인간들에게 구경거리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보노보들의 원래 행복했던 보금자리로 돌려보내려는 노력을 '이사벨'은 하게 되고 이사벨의 조력자가 되는 '존'과 '개리' 그리고 존의 부인 '아만다'의 이야기와 이사벨의 조수 '실리아'의 이야기 그리고 이사벨의 약혼자 '피터'의 이야기까지 그려지고 그러다가 에피소드들은 이사벨에서 존의 모험으로 옮겨가고 이 모든 사건들은 하나로 모아지게 되는데...결말에 있어서 이 모든 일들이 질서정연하게 해결되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게 된다. 전래동화의 특성인 '권선징악'이 확실히 된달까.. 읽는 내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으니.. 정말 오랜만에 시원하고 규모가 크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게다가 '보노보'에 대한 상식과 동물보호에 대한 여러가지 사회적인 알려지지 않은 일들까지 알게 되어 동물보호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동참하게 될 것 같다. 이 책도 꼭 영화화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꼭 영화화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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