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영화 인셉션을 뛰언넘는 반전과 결말이라는 문구에 더욱 이끌린 책이었다. 다 읽고 난 소감은 결말이나 반전은 어느 정도 반전소설이나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제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이다. 그것보다는 이 책의 분위기나 줄거리가 더욱 느낌이 오는 책이었었다. 만화책 읽기를 즐겨해서 만화가의 일상도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나로서는 이 책 주인공 '가즈 아쓰미' 의 이야기 자체가 아주 흥미로웠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만화에 대한 열정으로 십대의 나이에 만화잡지에 데뷔한 아쓰미는 이제는 마흔 가까이 된 나이에 15년간 연재를 해왔던 '룩소르' 라는 만화도 연재중단 결정이 내려져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다. '마키'라는 수석 어시트턴트와 잡지의 자신의 담당 기자인 '사와노' 와 십대때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매일같이 그림 콘티를 같이 짜며 그녀가 유명한 만화가가 되기에 엄청난 도움을 준 '스기야마'씨도 같이 늙어가고 있다. 이번에 연재를 끝내면서 이들과 담당했던 스탭들을 자신의 작업실이자 자택인 이층집에 모여 홈파티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벌써 몇년전에 자살기도를 해서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 '고이치'가 자꾸 나타난다. 그리고 그것은 식물인간과의 교감을 할 수 있는 SC인터페이스 센터에서 뇌에 자극을 주는 접속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어디까지가 '아쓰미'가 '고이치'와 뇌접속을 하고 있는 점인지 바로 그 점이 모호해 진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여러번 등장하지만 장자의 '호접몽' 사상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호함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채로 아쓰미와 고이치 남매의 과거의 사건들이 계속해서 그들의 교감에 등장하고 계속해서 고이치가 '자살'을 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과연 그 남매의 과거의 물에 빠진 사건의 비밀은 무엇일까. 외할아버지의 존재는..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빈번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물 속에서 살았다는 공룡 플레시오사우르스(수장룡)의 완전한 날은...그리고 이 완전한 날은 SD. 샐린저의 아홉개의 단편을 담고 있는 책 중에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 에 바치는 오마주이기도 하다. 샐린저의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지어낸 바나나피시 이야기를 우연히 만난 한 소녀가 바나나피시를 진짜로 봤다는 장난기어린 말을 진심으로 믿고 충격을 받으며 이 말이 사실인지 현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자동권총을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이 단편을 책에서는 절묘하게 차용하고 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2011 '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은 정말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갈수록 주제나 소재가 고갈될만도 한데 일본 미스터리는 날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본격추리소설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매번 비슷한 트릭을 보는 본격에도 질려가고 있는지라 이렇게 신선한 감각과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수장룡의 날에 푹 빠져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 책을 다 놓았을 때에는 인셉션과는 뭔가 다르다는 인상과 반전이 예상했던 거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곱씹을수록 아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배치되었구나 와 정말 뭔가 가슴이 아련한데...아픈데... 이러면서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운이 계속해서 남고 있다. 뇌접속 뇌교감에 대한 최신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도 꽤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실제로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소설처럼 진행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누이 로쿠로'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어야 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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