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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의 버터잉글리시
앤더슨 (이철우) 지음 / 랭컴(Lancom)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참, 영어가 뭐길래...굳이 안 쓰고 살아도 별 상관이 없건만.. 왠지... 옆에서 외국사람이 영어로 하는 농담이나 우스개 소리를 알아듣고 웃고 있거나 막힘없이 영어를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에 휩싸이며 주눅이 들기까지 하다. (일례로 첫째 아이가 일곱살에만 영어유치원에 다녔는데 아이들 장기자랑같은 발표회때 사회를 보는 외국 선생님의 말에 엄마들이 많이들 웃었는데 혼자 못 웃었다든지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윗집에 할머니와 막내 아들이 살고 있는 것은 알았는데 주차장에서 같이 탄 사람이 유창한 영어로 통화를 하다가 내가 먼저 내리고 그 사람은 5층을 눌렀을때 아하 윗집 그 아들이로구나 했을때..)
우리 아이들도 유학을 보내야하나 별 생각이 다 든다. 돈도 문제지만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한국에서 잘 하고 살 수는 없는가 외국나가면 고생이 뻔하지 않는가. 그런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그런 영어울렁증을 극복하게끔 한다는 책은 많이 있지만 'KBS 앤더슨의 버터 잉글리시'는 좀 더 실질적인 재미를 주면서 머리말에서 주는 말들이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 버터가 버리면 터지는 잉글리시이다. 무얼 버리면 터진다는 것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너 집에 가야지, 너 집에 가야 돼, 나 집에 가서 자도 돼? 너 죽으면 안 돼. 너 좀 닥칠래? 나 요리 하다가 손 다쳤어...와 같은 유아들도 쓸 수 있는 영어가 바로 터지지 않는 경험들을 할 것이란 글에 맞다는 공감을 하며 시작된다. 우리가 배운 교과서 영어로 얼마나 활용이 가능한지 생각해 본다면 앤더슨의 말에 구구절절 동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어 문법 용어인 주격조사, 피동형, 접미사, 접두어 등을 외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우리식의 문법 공부는 말을 잘 하기 위함이 아닌 용어를 외우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다. 늘 그래왔다. 실제로 말문을 열기 보다는 학문적인 영어를 하게 되는 것이다. will은 미래형 조동사? 그래서 도대체 한국어로 뭐란 말인가요? 라는 앤더슨의 의문제기에 무릎을 탁쳤다. 이런 아이러니한 한국식 공부법에서 벗어나자고 이 책은 말한다. 수십 년간 해온 나쁜 공부습관을 버려야 영어 말문이 터진다는 것이 바로 '버리면 터진다'였던 것이다.
웃으면서 재미있게 배워야 한다. 모국어 습득 방식처럼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재미있게 강의를 듣듯이 한과 한과에 나오는 단어들 위주로 학습하다 보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조금씩 알게 될 책이다. 처음엔 should와 can처럼 가장 문장에서 잘 나오는 단어들을 먼저 보여준다. 그 다음엔 영어로 말해봐! 해서 우리 소주 마실까? 저 수술 받을까요? 처럼 다양한 한국말 대사가 나오면 5초안에 영어로 말해보는 문제가 나오고 다음엔 영어를 우리말로 5초 안에 바꾸는 문제들이 나온다. 각각 20문제씩이다.
미드에서 나오는 상황별 대화까지 마치 잡지를 한 권 읽으면서 영어학습도 하는 기분이다. 랜컴에서 듣고 따라하기 mP3파일도 무료로 다운받아서 발음까지 들어 볼 수 있어서 일석이조이고 책 가격대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