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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ㅣ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7
조은재 지음, 김윤정 그림 / 스코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는 위인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작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들을 볼 수 있어서 발빠른 인물전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반기문 유엔총장이나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같은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고 우리나라를 전세계에 알린 사람들이라면 꼭 나이가 많지 않아도 선정이 될 수 있는. 얼마전에는 이태석 신부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남수단인에게서 쫄리 신부님이라고 불렸던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던 '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 이라는 책을 고학년인 딸아이가 매우 감명깊게 읽었었다. 그래서 자신있게 고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이 원래 이 책의 긴 제목이다. 고학년인 딸아이이지만 아마도 외규장각 도서이야기와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박병선 박사님이 연구한 내용들이 약간 지루할 수도 있나보다. 다 읽고 나서는 그냥 좋았어 라는 이야기만 들었기에 방금 직접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아니 이렇게 좋은 내용을 그렇게밖에 못 느꼈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복잡한 내용이 다소 있었는지라 고학년이지만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6학년인 내년에 한 번 더 읽어보면 달라질 것 같다.
지난 1천 년간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최대 사건은? 1999년 미국의 유명 시사잡지인 '라이프' 지에서 100대 사건을 조사했었는데 이 때 1위를 한 사건이 무엇이었을까? 석유의 발견도 아니고 진화론도 아닌 1455년 독일에서 구텐베르크의 성경 인쇄 즉 금속활자의 발명이 1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보다 78년이나 앞선 금속활자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나라의 <직지> 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지심체요절'이 바로 이 직지인 것이다. 1377년 고려 우왕 3년에 충청북도 청주 흥덕사에서 처음 간행되었다고 적혀 있다.
조선시대 말기 고종 임금때 플랑시라는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골동품에 이 직지가 포함되어 있었고 후에 프랑스에서 골동품 수집가에게 넘어갔으며 그의 유언에 따라 1950년에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되어 고서문서관에 잠자고 있었던 것을 마침 우리나라 여성으로서 최초로 프랑스로 유학을 간 박병선 여사가 발견하여 금속활자임을 밝혀내었던 것이다. 3년에 걸친 연구로 이 '직지'가 금속활자로 찍어낸 판본이라는 사실을 1972년 세계 도서의 해를 기념하여 열린 전시회에서 박병선 박사가 혼자 밝혀내어서 <직지>의 존재를 전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박병선 박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책벌레였던 어린 시절 그녀는 역사에 대한 남다른 탐구심과 호기심이 있었다. 서울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죽을 병에 걸려 시한부를 선고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일어나 새로 얻은 인생을 걸고 어려서부터 꿈꾸던 역사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어서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때의 한 여성의 유학이 <직지> 의 발견과 <외규장각 도서> 의 존재여부와 함께 반환 과정까지 33년간의 끈질긴 노력과 연구의 결과로 이어졌고 2011년 4월 마침내 우리나라로 반환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모든 과정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이 읽었을 때에도 흥미롭고 성인책이었으면 더욱 어려웠을 내용들을 오히려 쉽게 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축복받은 독서였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직지나 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즉에 박병선 박사의 평생을 건 연구와 반환의 노력이라는 고군분투를 알아 낸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론하고 그녀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냈었다니, 박병선 박사의 존재를 전혀 몰랐던지라 한참 부끄러워졌다. 내 나라의 이렇게 중요한 역사에 대해서 어찌 그렇게 무지할 수 있는지.. 앞서 직지를 쓰다가 길어졌지만 이 책에선 주로 외규장각 도서의 발견과 반환에 대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살짝 표지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어린 아이들이 읽을 것 같은 아동책스런 표지에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좋은 내용을 놓칠 것 같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