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마크 레비는 우리나라에도 이제 많이 알려졌지만 자국인 프랑스에서 무척 유명한 작가인가 보더라. 거의 기욤 뮈소랑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욤 뮈소와 전혀 다른 문체같지만(사실 번역본이라 문체까지 논할 수는 없겠지만) 줄거리나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은 역시 뛰어난 것 같다. 이 책 '밤'도 1, 2권에 나뉘어서 천체물리학자인 아드리안과 고고학자인 키이라의 사랑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고 그런 로맨스만을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은근히 유머스럽고 웃기는 구석이 있는 대사나 상황이 있으며 눈물이 흐르는 감동적인 장면들이 있다. 인간의 희노애락이 잘 표현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프리메이슨이나 비밀스런 아카데미의 분위기와 인류의 기원을 찾는 키이라가 찾아다니는 조각의 비밀들이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

가령 그들이 찾아나서는 혹은 찾아나서게 될 세계의 방방곡곡과 그 조각들을 찾아나서기 위해 추적하는 유물이나 장소에 대한 가설과 이론이 아주 그럴 듯 하다. 이들 아드리안과 키이라의 모험을 따라서 다니다 보면 중국 베이징에서부터 쓰촨성, 아테네, 암스테르담, 파리, 런던, 스코틀랜드, 모스크바까지 숨가쁘게 쫓아다니기 바쁘지만 이내 그들의 모험에 동화되다 보면 그저 자연스럽게 그 장소에 가 있게 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권의 절반 앞부분의 키이라를 구하러 중국으로 떠나는 장면들과 이보리 교수와 월터의 이야기들이 실제인지 꿈인지 혼란스러워 다시 돌아가 읽곤 하였지만 그 부분만을 잘 정리하면 그 다음부터는 2권까지 일사천리로 읽힌다. 가끔 마크 레비만의 대화법이랄까 등장인물간의 언쟁으로 보여지는데 그것 또한 독특한 것 같다. 어찌보면 주인공들이 예민하면서도 순진하다고나 할까.

이보리 교수를 위시한 어떤 어둠의 배경들과 암투가 그려지는 부분과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들의 조각을 찾아나서느라 정신없는 아드리안과 키이라 커플과 그들을 도와주는 마치 홈즈의 조수인 왓슨과도 같은 월터의 충직한 도움들이 참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2권에 이르러서도 여전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은 살짝 질투심이 날 정도였지만 끝으로 갈수록 고고학적인 진실이 흥미진진해지고 하나하나 맞물려서 밝혀지는 부분들이 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인디아나 존스같은 멋진 작품으로 탄생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진중한 팩션으로서의 위엄은 떨어지는 것 같다. 조금만 더 <다빈치 코드>적인 전개와 결말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을...여름날에 어울리는 한편의 모험과 사랑과 고고학적 비밀 이야기..같은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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