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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 창조적 여행자를 위한 깊이 있는 문화 기행 ㅣ Creative Travel 1
조용준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는 아마 최초로 영국의 펍문화를 여행서식으로 쓴 책일 것이다. 창조적 여행자를 위한 깊이 있는 문화 기행이라는 문구가 딱 적확했다. 서문에서 저자는 최초의 영국여행에서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 것을 토로한다. 바로 2005년 런던올림픽 개최가 결정되어 축제와도 같던 영국에서 바로 그 다음날 벌어진 지하철 연쇄 테러사건으로 56명이 죽고 700여명이 다쳤던 바로 그 순간에 그 길을 지나갔던 것이다. 여행사는 부랴부랴 출국이 금지되기 전에 다음 여행지인 프랑스로 빨리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모두 짐을 싸서 공항으로 가는 길, 그 적막한 침묵속에서 창밖으로 보이던 영국의 풍경들 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이 바로 '펍'이었단다. 그 뒤로 우연찮게 그 해에 영국으로 출장을 여러번 오게 되면서 영국의 펍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고 이내 여행서의 테마로 영국속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펍에 대해서 집중 해부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암튼 저자 덕분에 나 역시 영국의 펍문화에 대해서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무척 즐거운 독서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제 1막의 제목은 삶이 무의미해질 때 펍을 찾아라- 런던 트라팔가르 광장과 코벤트 가든에서 가까운 서머싯 하우스라는 곳에 코톨드 미술관이라는 곳이 있는데 저자는 관광객 대부분이 거쳐가는 트라팔가르 광장의 국립미술관 외에 이 미술관을 최고로 치고 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그림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 바> 가 소장된 바로 그 곳이다. 마네 외에 모네, 폴 고갱, 폴 세잔, 르누아르, 드가, 로트렉 같은 아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인상파의 대가들의 그림이 걸려있단다. 바로 이 '폴리 베르제르 바'의 그림은 130년전의 영국 펍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30년전의 여자 바텐더는 드레스를 입고 있고 저자가 찍은 펍 메이플라워의 여성 바텐더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저자의 설명처럼 표정이. 그 표정이 어딘가 닮아있다. 바쁜 일을 끝내고 잠시 찾아온 소강상태에서 현실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세계를 진짜 자신의 현실이라고 표현한 것도 정말 좋았다. 그런 현실을 응시하는 듯한 약간 공허한 눈길이라...정말 그랬다.
저자는 이내 영국 펍의 역사와 유서깊은 펍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우리에게 소개를 해준다. 런던에서 혹은 지방에서. 얼마나 오래된 곳이 많은지 700~800년대에 지어진 건물에서 약간의 보수를 거쳐 아직도 영업을 하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오래된 펍의 이름들에 붙은 공통점들을 찾아내고 의미들을 알려주는데 영국의 역사공부도 되어서 너무나 재미있었다. 나중에 영국에 온다면 진짜 펍을 찾아서 (클럽이나 레스토랑말고 진짜 펍을,.,현지인말고 관광객들이 펍을 찾기에는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단다.) 말이다.
웨스트엔드에서의 뮤지컬 관람이나 소호에 대한 소개라든가 같은 진짜 영국여행에서 필요한 부분들도 나와 주어서 영국에 대한 여행에 대한 관점을 생각해 보게도 한다. 이 책으로 갈 곳을 정하고 더 자세한 책으로 계획을 세우면 될 것이다. 우리 서울에서 관광객들은 무엇을 느끼고 얻어갈까 생각해 볼 때 서울의 관광산업도 다시 한 번 우리 전통적인 점을 부각시킨다거나 전반적인 생각을 검토해서 점차 어떤 문화적인 아이템으로 승부할지 해당부서나 기업이나 시민들이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일단 복잡한 도심말고도 넓직넓직한 길에 그런 공간들이 없을까..생각해 보니 답답해지긴 하다. 어딜가나 교통지옥이니 말이다.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서울...정말 갈 데가 없고 경치랄 것도 없는 편이다. 유명한 곳은 사람이 너무 많고 말이다. 결론이 당장은 안나겠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전통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리라고 희망을 가져본다.